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주간. 30년 신문기자 외길. 그의 칼럼은 정파를 가리지 않는 균형잡힌 비판과 한국 정치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 그의 칼럼을 읽기 위해 경향신문을 본다는 팬덤 보유. 팟캐스트 ‘이대근의 단언컨대’ 운영.
이대근 칼럼

북핵의 역설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9. 13)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던 9월9일 오전 9시(평양시간)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은 라오스에, 총리는 세종시에, 통일부 장관은 춘천에 있었다.북한 도발 시 정부 대응 전략의 요점은 사전에 도발 징후를 포착해 선제 타격한다는 것이다. 육상·수상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망,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가 그런 개념에 따른 것들이다.그런데 9일 북한이 무엇을 할지 알고 있던 정부 인사는 없었다. 알았다 해도 마찬가지다. 공격하면 다 막을 길이 없다. 5차 핵실험은 성공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북핵은 날이 갈수록 고도화돼 현실적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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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집권, 꿈도 꾸지 마라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8. 23)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낯선 풍경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과감히 폐기할 때였다. 당내 분란이 일지 않았다.작은 차이로도 갈라지고 그 때문에 집권으로부터 멀어져도 신경 쓰지 않던 더민주였다. 이제는 상호 이견을 존중하며 당의 목표 아래 결집하는 법을 터득한 것일까? 의원들이 모두 신중해졌다.이게 총선 이후 4개월간 더민주가 보여준 변화의 전부다. 더민주는 총선에 패배한 박근혜 정권이 온갖 자충수를 두며 억지를 부리는데도 소 닭 보듯 했다.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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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어떻게 길을 잃었나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8. 2)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핵 문제의 진전 없이 남북관계 발전만을 추구하거나 남북관계의 모든 사안을 핵 문제와 직접 연계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박근혜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59쪽은 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동시 추구하는 ‘병진노선’을 천명하고 있다.하지만 박 대통령은 4차 핵실험을 이유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남북관계를 단절했다. ‘남북관계의 모든 사안을 핵 문제와 직접 연계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한 것이다. 1단계 경로 이탈이다.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제정세를 잘 살핀 뒤 평화를 사오라고 시켰다. 그런데 박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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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하는 세계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7. 12)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우리는 전례 없는 시대를 맞고 있다. 브렉시트가 드러낸 세계적 갈등 구조는 마르크스가 살던 19세기는 물론 20세기, 그동안 살아온 21세기의 갈등과도 다르다. 흔히 브렉시트를 세계화 대 반세계화의 충돌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세계적 갈등 구도의 복잡성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무엇보다 세계화 대 반세계화 구도는 과거의 진영 대결처럼 이편과 저편의 구별이 분명하지 않다. 세계화 진영에는 우파, 부자, 엘리트만이 아니라 좌파와 유럽연합(EU)도 있다. 반세계화 진영에도 역시 좌파는 물론, 극우, 저소득층이 있다.세계화 대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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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라는 이데올로기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6. 21)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박정희가 미국의 한국 안보 공약을 신뢰하지 못해 자주국방을 선언했듯이 중국·소련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던 김일성도 ‘국방에서의 자주’를 추구했다. 게다가 김일성은 미국의 핵위협을 받았다. 작은 나라가 외부 도움 없이 강대국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고자 할 때 무엇이 가장 필요했을까. 핵무기다. 박정희가 원했던 것이기도 하다.간혹 북한의 핵개발 과정을 김일성의 비핵 논리, 김정일의 핵 모호성, 김정은의 핵무장 강화라는, 지도자 개성의 차이에 따른 비연속선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60년은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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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반기문의 욕망을 키워주었나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6. 1)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한 책을 검색해봤다. <세계의 대통령 반기문> <세계 위인전 WHO?- 반기문>과 같은 어린이용 책 목록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영어 연설문도 많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밑줄 그으며 학습해야 할 텍스트가 된 것이다. 간혹 성인용도 눈에 띈다. 그중 하나를 읽어보다 그만두었다. 독자를 초등학생 취급하는 영웅담이었다. 적어도 한국에서 그에 관해 책을 쓰는 방식은 오직 한 가지 같다. 그렇지 않다면 그를 초인으로만 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랬던 그가 역대 사무총장 가운데 최악으로 평가받는 사실이 최근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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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혁명을!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6. 5. 10)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문재인의 당면 과제는 하나로 단순화할 수 있다. 지난 대선 때 그의 앞에 던져진 문제이기도 하기에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이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그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늘 따라다닌 문제, 바로 친노 넘어서기다.. 그는 지난 대선을 노무현 정권의 대변자로 치렀다. 친노 공직 배제를 선언, 친노 거부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도 그런 자세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선거는 박정희 대 노무현의 구도가 되었고 그는 패배했다. 이후 정치 현안에서 물러나 있을 때도 노 전 대통령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만은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