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권력, 평가국가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등이 지원하는 동남아 국제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옆의 외국 단체는 모두 사업을 어떻게 잘할 것인가 토론을 많이 하는데 한국 팀들은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 보고서 쓰기에 바쁘다고 한다. 외국의 한국학 연구소에 관계하는 교수들은 한국 정부의 연구지원비를 받으려면 보고할 것이 너무 많아 짜증나서 다시는 지원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실제 정부가 발주하는 각종 공모 사업을 하다 보면 지나치게 까다로운 영수증 처리 작업에 질릴 정도다. 마치 “너희는 돈을 떼먹을 준비가 되어 있지”라는 의심을 받으면서 구차한 돈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 더 보기

아시아 두 거인의 은밀한 만남

한반도 전체가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에 흥분하고 있던 시점인 지난 4월27일과 28일 양일간 중국 삼국지 이야기의 한축이었던 오나라의 수도 우한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인도의 모디 수상이 아름다운 호수인 동호의 산책길을 걸으며 때로는 쉼터에 앉아 중국 명차를 나누면서 격의없는 회담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고 도보다리에서 이야기를 나눈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어쩌면 인류 역사에 세기의 회담으로 기록될 만한 대사건이 될 수도 있는 만남에 대해 양국은 오히려 의도적으로 과도하게 보도되는 것을 자제하는 등 조용히 ... 더 보기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주한미국대사까지: 미국식 군벌의 출세

하와이에 위치한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인 해리 해리스(Harry Harris) 제독은 주호주대사로 임명되어 이달 중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4월 24일, 트럼프 행정부는 돌연 해리스 제독이 주한대사로 지명되었다고 발표했다.여러 면에서 이러한 지명은 유례없는 일이었다. 한국 정부가 북한과 평화 무드를 조성하려는 시점에 군 장성을 대사로 임명해 한국과 동아시아로 파견하는 것은 예사 일이 아니다.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를 둘러싼 민감한 이슈를 감안할 때 일본 극우와 친밀한 군 장성을 임명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어머니가 일본인이고, 그가 일본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이 지명을 ... 더 보기

환경대책 마련 못하는 한국정부, 무엇이 문제인가?

*초대 기후변화대사를 역임한 정래권 전 UN기후변화 수석자문관은 이 글의 공동 저자입니다.  지난 몇 주간 한국인들은 재임 기간 동안 저질렀던 부패로 인해 형사고발에 직면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반응과 관련해 끊임없이 쏟아지는 뉴스들을 접했다. 비록 이들 두 전직 대통령이 그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정치인이 사적 이익을 취한 것이 국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 아니면 '국가 운영 시스템의 붕괴'가 더욱 심각한 문제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노무현 정부 말기부터 시작해 지난 12년간 공공의 문제를 규명하고 해결책을 수립하여 이를 ... 더 보기

남북정상회담은 현금거래, Kim-Trump회담은 어음거래

온 국민이 손가락을 꼽으며 기다리던 4.27 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 대사건이고 파격이다.본 회담이 지닌 역사적 이벤트의 진행과 성격은 한국 내 모든 여론이 세밀히 다룬 주제이기에 되풀이하는 것을 생략한다. 대신에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과 기대를 담은 평가 그리고 6월 중에 예상되는 Kim-Trump회담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글로 갈음하고자 한다.한반도에 분단을 강요했던 외부적 조건의 변동첫째, 문재인-김정은 남북 정상의 회담이 갖는 극적인 성격을 한반도라는 좁은 지역적 시각에서 벗어나 국제질서의 급격한 변화라는 세계적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개혁개방 이후 지난 40년간 중국이 ... 더 보기

남북정상회담 즈음에 생각하는 한반도의 ‘안보’문제

마침내 주류 언론도 남북대화가 그리고 이어서 기적적으로 이루어질 북미대화가 세상을 하루아침에 바꾸지는 않을 것이란 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세처럼 바다를 가르거나 예수처럼 죽은 사람을 일으켜 세울 능력은 없다.그들은 강력하고도 상징적인 행위를 취할 수 있다. 이 행위의 전후로 정부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경제와 시민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 그러나 통합을 향한 준비와 그 실행을 지지하는 광범한 지지 그리고 이에 입각한 권한의 위임이 없을 경우, 무기력감이 희망과 진보의 불빛에 그림자를 드리울 위험이 ... 더 보기

직접 민주제의 실험, 시민발안제와 국민투표제

바야흐로 개헌 문제로 제도정치권 세력간에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여러 시민사회단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며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자 연일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매일같이 펼쳐지는 일상의 뉴스를 접하면서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할 입법기구로서 국회의 정치적 행보에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현재 국회의 태반의 의원들은 이명박근혜 9년의 시절에 배태되고 형성되어 온, 달리 말하면 이명박근혜라는 사악하고 무능하고 부패하고 반역사적인 정권들을 배양하고 묵인해온 공범적인 구조 속에서 구성되었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따지자면박근혜가 탄핵되고 이명박이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