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인물

멋과 맛을 알았던 자유혼(魂), 김태경

소설가 김영현은 2014년 4월 친구 김태경이 죽었을 때 장례식 추모 글에서 김태경을 이렇게 평했다. “출판인으로, 고난 많았던 민주화의 투사로, 탁월한 미식가요 사통팔달의 인문학자로 일생을 풍운아로 살았던 그” 세상에는 법무장관을 지낸 강금실의 전 남편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는 우리 출판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걸출한 출판인이자 60년 한 생애를 ‘굴곡진 우리 역사 한 가운데서 불꽃처럼 살다 간’ 불굴의 민주화운동가였다. 『교수대의 비망록』죽기 2년 전인 2012년에 ㈜도서출판 다빈치에서 김태경 자신의 이름으로 낸 『교수대의 비망록』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체코의 ... 더 보기

시대와 인물

박용진의 ‘즐거운 정치’

“사람들이 그동안 나를 잘 몰랐다가, 인제 얘가 이런 애구나…”2012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선거에 뛰어들었을 무렵, 당시 영상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진보 정당에서 넘어와 돈도 조직도 배경도 없이 뛰어든 선거였다. 운동원도 차량도 없이 지하철과 기차로 전국을 돌면서 당원들을 만난다. 다른 후보의 선거운동원을 상대로 주로 선거운동을 한다고 자조하면서도 기죽지 않는다. 어묵으로 식사를 대신하면서도 ‘준비된 게 많다’며 너스레를 떤다.그 이후로도 사람들은 그를 잘 몰랐다. 이제야 사람들은 그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서 ... 더 보기

시대와 인물

그리스도를 따르는 애국지사, 강희남 목사

민주화운동 1세대전북의 1세대 민주화운동 어른으로는 세 분을 꼽을 수 있다. 은명기(1921~1996), 조용술(1920~2004), 강희남(1920~2009). 세분 다 목사님이다. 그리고 생전에는 둘도 없이 가까운 친구이자 동지였다. 그러면서도 각기 뚜렷한 개성과 경륜을 가지고 일생을 산 분들이었다.은명기 목사는 정읍 고부 출생으로 강희남 목사님과 1947년 한국신학대학에 함께 입학한 동기생이다. 은명기 목사는 1972년 10월 박정희가 한국 민주주주의를 말살하는 10월유신을 단행했을 때 그에 대해 처음으로 비판한 분이었다. 그 해 12월 13일 은 목사는 10월유신에 대해 비판하는 설교를 함으로써 최초로 구속된 성직자가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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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이 되어 버린 마라토너 강명구 이야기

그가 달리기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던 지난해 9월만 해도 한반도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미국과 북한은 전면전 일보 직전까지 치달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남북평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유라시아 대륙을 달리겠다는 그의 계획은 무모해 보였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출발해 1만6000km의 유라시아 대륙을 두 다리만으로 달려서 육로로 북한을 가로질러 판문점을 통과해 서울로 돌아오겠다는 계획 자체도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을 품기에 충분했다.거짓말 같았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그가 지칠 줄 모르는 달리기로 서울에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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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영, 사슴의 영혼을 간직한 채 불꽃으로 살다간 사람

서울법대 삼총사 사건1976년 12월 8일, 철벽 같은 박정희 유신독재의 철옹성에 균열을 낸 사건이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일어났다. 후일 ‘서울대 12.8 사건’. 또는 ‘서울법대 삼총사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졸업을 앞둔 서울법대 4학년 학생 이범영, 박석운, 백계문 등 세 명이 서울대 관악캠퍼스 5동 앞에서 유신헌법과 긴급조치 철폐를 요구하는 선언문을 낭독하고, 50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시위를 벌인 사건이다. 시위는 학교에 상주하는 수백명의 사복형사들에 의해 곧 진압되었고, 주동 학생 3명이 현장에서 체포되어 구속되는 것으로 사건은 종결되었다. 이 사건은 철저한 언론통제 하에 ... 더 보기

시대와 인물

유신과 군사의 독재를 온 몸으로 저항한 민주투사 김병곤 이야기

영광입니다 시인 김지하가 쓴 「고행 ..1974」는 김병곤에 대해서 이렇게 시작한다.사형이 구형되었다. 김병곤의 최후진술이 시작되었다. 첫마디가 ‘영광입니다.’ 아아! 이게 무슨 말인가? 이게 무슨 말인가?1974년 7월 9일 오전 용산 비상고등군법회의 재판정에서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구형공판이 있었다. 그해 4월에 있었던 민청학련 민주화 시위와 관련된 인사와 학생들에 대한 결심공판이었다. 검사의 장황한 논고 끝에 이철, 여정남, 유인태, 나병식, 김병곤, 김지하, 유근일, 이현배 등 8인에게 사형이 구형되었다. 무더웠던 재판정 분위기가 일시에 싸늘해지고 방청석이 술렁였다. ...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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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민주사회주의 선봉 코르테스 – 이변이 아닌 희망만들기

“나 같은 여성들은 공직에 입후보하지 못하는 걸로 여겨졌어요.”선거 전까지 50만 번 이상 조회됐던 그의 영상은 이렇게 시작한다. 한 인터뷰에선 이렇게 말했다. “공직에 입후보해 선거에 나서는 자신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많은 재산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것도, 좋은 집안 출신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승리를 예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발표 직전까지 어디서 결과를 지켜봐야 할지 장소를 정하지도 못했다. TV 화면으로 승리를 확인한 직후 그는 놀란 눈을 크게 치켜뜨고 “오 마이 갓!”을 연거푸 외치며 입을 가린 채 말문을 잇지 못했다.무명의 정치 신인 알렉산드리아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