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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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경제부총리가 임명되면서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취임 후 처음으로 소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2년여 가까운 기간에 경제정책의 혼선이 그토록 시끄러웠는데 어떻게 대통령이 확대경제장관회의를 그동안 한번도 주재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인지 의아스럽기가 무섭게, 카카오 카풀(승차공유)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물론 정치권의 중재도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안타까운 희생이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정부나 여당이 자신의 입장조차 명확히 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중재에 미적거리는 태도를 취하면서 갈등을 조장하고 키운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지난 1년이 넘도록 논의를 끄는 동안 택시업계와 노동자가 납득할 만한 방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국토교통부 장관의 입을 빌면 “협상테이블에 오지 않아서 협상하지 못했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정치적·사회적 이슈로 불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갈등이 장기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에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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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첫 확대경제회의(사진: 청와대)

지난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전임 경제부총리가 했던 “그것이 우리 현실이고 실력”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 듯하다. 당시 왜 정부의 일자리 창출 방안에 ‘단기 공공 아르바이트’가 그리 많은가 좀 제대로 된 고용정책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전임부총리는 “공유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말로만 혁신성장을 외치지 말고 산업조정에 당연히 따라오게 마련인 갈등과 문제를 푸는데 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졌고 그 때 나온 답변이 “그것이 우리 현실이고 실력”이었다. 상대가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데 어쩌란 말이냐라는 앞의 답변과 겹쳐진다. 왜 사전에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협상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방안을 만들지 못하고, 문제가 터질 지경이 되어야 사후에 급하게 지원방안을 만든다고 나서는 것일까. 최저임금인상을 둘러싸고도 소상공인 단체의 집단행동이 있고 나서야 허둥대듯 방안을 덧붙이는 모습과도 겹쳐진다.

2019년을 코앞에 두고 덕담과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도리어 경제정책이 좌초할 위험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신임 부총리가 취임일성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규제개혁을 통한 공유경제와 서비스산업 발전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취임일성의 메아리가 사라지기도 전에 정부가 내세운 공유경제의 상징적인 존재인 카카오 카풀사업이 좌초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서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맡았던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출신의 신임 부총리가 이전부터 주장해 온 바에 따르면 규제개혁은 실상 규제완화와 같은 말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또 ‘규제개혁’이 아닌 ‘규제완화’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갈등과 혼란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묻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예를 들어 현행 카카오 카풀은 직장인이 아니어도 영업할 수 있기 때문에 반발은 불가피하다).

다만 지난 10월 말 국무조정실장시절에 신임부총리는 “택시 관련 이해단체 4곳 중 3곳과 협의가 긍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8분 능선을 넘었다”고 했으며, 다른 관련 경제부처 관계자도 “이해 당사자들과의 협의가 8분 능선을 넘어 9분 능선을 넘은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음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중재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택시업계가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어서 어렵다고 했다. 어쩌다 한번 안 나온 것이 아니라 택시업계에서는 한 번도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왜 이야기가 다른지 어찌 된 일인지 알기 어렵다. 또 다시 경제부총리가 “그것이 우리 현실이고 실력”이라고 한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또 한번 그러한 한탄이 나오면 이 정부경제정책은 통째로 좌초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소득주도성장은 정부 내에 책임질 담당자도 없이 현실적으로 포기된 마당이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하고 있는 기본 이유는 가계소득 증가를 통한 내수활성화이든, 혁신성장이든 공정한 경제 토대가 받혀주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시장지배적 대기업 집단들의 불공정 거래,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의 집중을 그냥 둔채로 어떻게 혁신적인 중소 벤처기업의 창업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의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정부가 스스로 내세운 공정경제를 위해 내년에 어떤 제도개혁을 할지 떠오르는 바가 없다.

지난달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OECD의 경제조사 담당자가 또 한번의 경제위기를 경고하는 발표를 했는데, 그의 발표에 대해 평소 생각으로 공감하는 바가 있기에 2019년이 더욱 밝아 보이지 않는다.

내일신문, 2018년 12월 14일에 게재된 글입니다(필자와 협의하여 초고를 본지에 실린 것임). 

유철규

성공회대학교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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