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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O. 크루거, 전 세계은행 수석경제학자와 전 국제통화기금(IMF) 제1 부총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경제학 선임연구 교수이자 스탠포드 대학 국제개발센터 선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출처: 프로젝트-신디케이트, 2022년 8월18일자

 

소개의 변) 미국이 중국의 굴기를 좌절시키기 위해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동맹(CHIP-4)의 근거법인 CHIPS & Science Act에 대하여 미국의 주류 경제학자가 이를 비판하는 칼럼을 국제적 담론지인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공개적으로 올렸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근간을 뿌리 채 흔들 수 있는 이번의 조치와 강요는 단순히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산업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킬 수도 있으며, 전기자동차 보조금의 예에서 보듯이, 미국의 이해에 따라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삼성 등 한국 기업들에게 족쇄를 채우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반도체 산업은 경쟁을 유도하는 시장경제가 중국과 명령경제보다 우위에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이제 미국정부가 일부 생산자에게 다른 생산자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특정 사업에 뛰어들게 유도하면서 미국 산업계가 만성적인 실적 부진에 빠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DC – 지난 세기 가장 중요한 혁신 중 하나인 반도체는 이제 휴대전화, 개인용 컴퓨터, 교육 기술, 차량, 중장비, 의료 기기, 군사 장비 등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출발부터 성능은 크게 향상되는 반면 크기는 축소되어 급속한 개선을 거쳤습니다. 1965년 Intel의 창립자 중 한 명인 Gordon E. Moore는 비용이 계속해서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칩의 트랜지스터 수가 매년 두 배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관찰 했습니다. 이 분야의 연구 개발이 중요한 기술을 빠른 속도로 계속 발전하면서 이를 ‘무어의 법칙’으로 명명하게 되었고, 실제로 오늘날 거의 모든 사실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미국 관련기업들의 발전은 경쟁을 통하여 보다 많은 용도와 큰 비용의 절감을 가능하게 하면서 미국을 칩 혁신 및 개발의 세계리더로 자리잡게 만들었습니다. 일부 회사는 연구 및 설계에 중점을 두는 반면 다른 회사는 제조를 전문으로 하며 어떤 회사에서는 두 가지(연구설계와 제조) 모두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COVID-19 전염병의 초기 몇 달 동안 글로벌 공급망의 중단으로 반도체 부족이 발생하여 자동차 조립 공장 및 기타 공장에서 생산을 늦추거나 중단해야 했으며, 이에 많은 선진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국내 생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마련함으로써 상황에 대응했습니다. 미국에서는 Joe Biden 대통령이 8월 9일에 직접 서명한 CHIPS 및 과학법으로 절정에 달했습니다.

새로운 법안은 연방 정부가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데 520억 달러를 지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자금은 상무부가 설정한 기준에 따라 할당되겠지만 상기의 법은 이미 연방자금 수혜자가 향후 10년 동안 중국에서 첨단 칩의 생산을 늘리는 것을 금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Georgetown University의 Center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의 Will Hunt에 따르면, 미국은 이제 “보조금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다른 주요 칩 제조국가들과 협력”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그러나 이것이 어떻게 작동할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합니다. 유럽연합, 한국, 일본, 싱가포르, 중국도 이미 각자 국내의 반도체 제조를 지원하기 위해 자원을 할당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인텔은 오하이오에 계획 중에 있던 두 개의 신규 공장 중 하나를 이미 착공했으며, 다른 국가들의 저가 공급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거대한 보조금을 받으면서 투자를 200억 달러로 대폭 늘릴 것을 약속했습니다.

정부가 과연 산업동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자원을 효과적으로 할당할 수 있을까요?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설은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업계는 생산확대에 대해 다소 신중해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부족과 과잉 사이에 큰 변동이 있는 경향이 있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더군다나 “팹(신규공장)”을 구축하는 데 4~5년이 걸리며, 이는 차세대 컴퓨터 칩을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거의 같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칩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으며 컨설팅 업체인 Gartner는 올해 전세계 PC 출하량이 9.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역으로 많은 국가들이 생산용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를 취함에 따라 향후 몇 년 동안 심화되는 생산과잉의 게임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국내 수요에 대한 자급자족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시장이 보조금과 왜곡없이 작동하도록 허용되었을 때(전적으로 경쟁에 의존했을 때)보다 비용은 보다 높아지고 R&D 지출은 더욱 낮아질 것입니다.

세계 최첨단 칩 생산을 주도하는 대만 기업인 TSMC와 한국의 삼성은 미국에 생산시설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상무부가 이들을 CHIPS 법에 따라 자금을 받을 적격 기업으로 간주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투자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기업들은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과 경쟁할 때 불리하며, 이것은 신규 진입자를 낙담시킬 것입니다(우리는 현대차의 전기차 등 예를 통해 현재 자동차 분야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

CHIPS 법은 개방된 다자간 거래 시스템을 지지하는 과거의 미국정책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이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정책을 정확히 모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부 기업의 공장에 막대한 보조금이 지급되면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적인 자유시장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경쟁이 반도체를 포함한 많은 분야에서 R&D를 주도하면서 처음부터 미국경제를 매우 생산적으로 만들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의 반도체 공급에 대한 국가안보라는 정당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정부 계획자들은 몇 년 후에 필요한 고급 칩 유형을 생산하기 위해 지금 어떤 공장을 건설해야 할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어쩌면 현재 생산되는 칩의 비축량을 단순히 유지하는 것이 더 저렴할 것입니다(특히 단기적 공급과잉이 임박한 현재에는). 그러나 아직 개발되지 않은 첨단 칩의 경우에도 미국이 군용(비축용)으로 지속적으로 칩을 사전 주문할 수 있도록 기금을 유지해 공급을 확보할 수는 있습니다.

중국의 최근 경험은 개별 제품과 관련된 R&D가 경쟁시장의 힘에 맡겨져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보조금과 지원에 약 1000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위원회의 정보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도체 산업에 돈을 쓰려는 계획”으로 인해 많은 비경쟁적인 기업이 정부 보조금을 기대하며 쫓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2021년 첫 5개월 동안 반도체 분야에만 약 15,700개의 새로운 기업이 마구잡이로 설립되었습니다. 

우리는 경쟁적인 시장경제가 중앙주도의 명령경제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역사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미래의 기술발전이 불확실한 비교적 새로운 산업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Biden 행정부(연방의회의 다수당과 함께)가 중국의 비효율적인 산업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실수의 정책을 스스로 채택한 것은 아이러니합니다. 실제 미국 경제에서 가장 성공적인 산업은 이제 만성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 철든 이후 시대와 사건 속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으며, ‘너와 내가 우주이고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서로 만나야 연대가 있고, 진보의 방향으로 다른백년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활동 중이다. [제3섹타 경제론], [격동세계] 등의 기고를 통하여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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