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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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포스트-한계주의 이론의 한계와 씨름할 때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 중 하나가 20세기에 가장 두드러지고 영향력 있는 경제적 이단인 케인스 경제학이다. 케인스 경제학의 가장 큰 강점들로 들 수 있는 것은 화폐의 중요성과 화폐시장균형들의 이용에 대한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침체된 수준뿐만 아니라 많은 다양한 수준에서도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관념을 도입한 점, 사회가 시장의 자체 회복력의 부족에 대해 끔찍한 대가를 치르는 것을 막으려는 정부조치를 일관되게 정당화한 점 등이다.

어쨌든 케인스 경제학은 포용적 지식경제 프로그램을 통해 생각하고 포스트-한계주의 경제학의 한계점을 보충하기 위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경제학에 대한 길잡이로서 네 가지 서로 연관된 결함을 가지고 있다.

발라의 경제학과는 달리 케인스의 경제학은 그 가장 일반적이고 가장 엄밀한 연구에서도 유사논리적 연구가 아니다. 케인스 경제학은 부분적으로는 명시적인 인과적 이론에 근거하여 인과적 추측을 제공한다. 그러나 케인스 경제학은 제도와 구조에 불리하게 심리학에 입각한 영국 정치경제학의 강조를 과장하는 방식으로써만 한계주의자들과 그 후계자들의 형식주의에서 이탈한다. 케인스의 이론적 체계의 모든 주요한 범주들(유동성 선호, 소비 성향, 장기적 기대의 상태)은 제도적이거나 구조적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이다. 재정 및 통화 정책에서 정부의 적극주의가 민간 경제주체와 국가 간의 권력의 재할당을 의미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범주들이 시장 경제의 불변적인 제도적 법적 구조틀을 가정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케인스에서의 제도적 논의는 거의 전적으로 경제생활의 특정 부문(특히 주식시장)에 국한되어 있으며 또한 논의가 공포, 탐욕, 환상, 그리고 “야성적 충동”192과 같은 대단한 요소들이 지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더 거대한 시각에 보조물로 제시된다. 시장체제의 제도적 조직과 재조직을 논의하지 않으면서 지식경제의 현재 및 대안적 미래들을 다루는 것은 허망한 일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의 원천으로서 케인스 경제학의 두 번째 결함은 첫 번째 결함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케인스는 공급측면이 아니라 주로 수요측면에서 경제와 경제회복을 다루었다. 그러나 생산을 변혁하고 경제에서 가장 선진적인 생산방식이 수행하는 역할을 변혁하는 것은 제도적 사고와 제도적 상상력을 요구한다.

케인스주의자는 케인스의 직접적인 관심이 생산과정에서 변화를 설명하거나 제안하기보다는 1930년대 그와 동시대인들이 직면했던 대공황을 주목하면서 경제학을 성찰하는 것이었다고 반론을 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제의 수요측면과 공급측면을 동시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침체도 이해할 수 없고 어떠한 회복도 조직할 수 없다. 공급과 수요의 제약들에 대한 연속적인 돌파구들의 발생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요건이다.

공급측면의 돌파구가 수요측면에서의 조응하는 돌파구를 확보하지 못하고 역으로 수요측면의 돌파구가 공급측면에서의 조응하는 돌파구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은 경제성장을 방해하면서 경제불안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경제불안의 부차적인 원인은 금융과 실물경제 간의 가변적이고 위험스러운 관계다.) 포용적 전위주의는 무엇보다도 대응하지 않으면 이론적

수수께끼로 보일지도 모르는 것들에 대한 실천적인 대응이다. 즉, 포용적 전위주의는 경제의 공급측면뿐만 아니라 수요측면에서도 성장제약적인 제약들을 돌파한다. 포용적 전위주의는 누진세와 재분배적 사회적 권리와 이전지출로 경제적 편익을 사후적으로 시정하려는 대신에 경제적 이익의 일차적 분배를 쇄신한다.

케인스 체제의 이러한 두 번째 한계점은 이제 세 번째 결함에 이른다. 내가 앞서 주장했듯이, 경제붕괴에 대한 설명으로서 케인스 경제학은 공급과 수요가 완전고용과 지속적인 경제성장 안에서 균형을 달성할 수 없는 양태에 대한 일반이론이라기보다는 특수 사례이론이다. 케인스 경제학은 불충분한 수요, 저축의 비생산적인 퇴장으로의 전향, 그리고 특수한 가격, 즉 노동가격의 하방경직성으로 특징지어지는 특수한 사례를 다룬다. 수요와 공급이 경제성장을 촉진시키는 다음 단계까지 서로를 견인하지 못한 상황들에 대한 일반이론이 되기 위해서는 케인스 경제학은 생산과 그 쇄신에 대한 견해를 포함해야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결함은 많은 추종자들이 케인스주의를 21세기 초의 “대차대조표불황”에 대한 부적절하거나 최소한 불충분한 대응이라고 판단해온 이유를 설명한다. 이러한 불황은 부분적으로 부채, 신용, 금융완화 정책이 국제적인 자본 및 무역 불균형의 맥락에서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광범위하고 사회적으로 포용적인 경제성장의 부족을 만회할 수 없었기 때문에 촉발되었다. 이러한 결함은 케인스 교리가 장기침체에 대한 현대적 담론에 대한 대응의 기반으로서는 빈약한 것으로 밝혀진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침체 테제193는 현대사회의 경제침체에 자연성과 필연성의 사이비 외관을 부여하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테제는 예컨대 100년 전의 기술혁신과 비교할 때 현대기술의 잠재력이 더 작다는 둥 침체를 우리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원인들로 돌림으로써 그렇게 한다.

세 번째 결함이 두 번째 결함에서 나오고 두 번째 결함이 첫 번째 결함에서 나오듯이 네 번째 결함이 세 번째 결함에서 나온다. 케인스 경제학은 낮은 수준의 경제활동과 고용에서의 특수한 불균형에 대한 설명(특수 사례이론)과 경제에서 지속적인 불균형에 대한 이론 사이에 있다. 케인스 경제학의 정신과 주장에서 많은 것은 이상화되고 물화된 시장질서(시장을 보호하고 시장의 불변적인 법칙을 시행하기 위해 국가가 필요한 경우를 예외로 하고 원칙적으로 국가 없는 시장)의 자체 회복력에 대한 믿음[한계주의자들의 고전적인 주장]을 언제 어디서나 훼손한다. 영구적 불균형이론으로 변화되기 위해서는 케인스 경제학은 불황의 일반이론이 되는 것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이론이 되고자 했다면 케인스 경제학은 경제의 수요측면뿐만 아니라 공급측면도 다루고, 아울러 경제주체들의 충동과 환상뿐만 아니라 기성 시장질서의 제도적 구조와 가능성들까지도 다루어야만 했을지 모른다.

이러한 한계점들로 인해 케인스적 이단은 포스트-한계주의 경제학에 맞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이러한 한계점들은 또한 20세기에 주류 경제학이 걸었던 과정을 설명하는 데에 일조한다.

미국에서 케인스를 추종한 학자들은 케인스의 교리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순환에 대응하는 경제운영방식을 정당화하는 이론으로 위축시켰다. 이들은 케인스의 교리를 20세기 중반 규제받는 혼합경제의 지적 정책적 수단으로 바꾸었다. 이와 같은 목적에서 이들은 케인스의 교리를 거시경제학(한계주의가 창조한 경제학에 대한 일반적인 대안이 아니라 국가와 경제의 관계를 조종하는 일련의 전문화된 관념들)으로 재규정하였다. 이들은 이윽고 미시경제학으로 개칭된 불변적이고 더욱 일반화된 포스트-한계효융학파 경제이론 체계에 케인스 경제학을 덧붙여 놓았다. 물론 케인스의 교리가 내가 지적해온 약점들로 인해 이와 같이 위축되지 않았더라면 이들은 케인스의 교리를 이와 같이 순치하는 일에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케인스의 가르침이 한계주의 경제학에 대한 대안의 출발점으로 복무할 권리를 빼앗기게 되고 대신에 이러한 경제학을 보완하는 배역을 맡게 되었던 이래로 제국(주류 경제이론)은 자신의 위축된 적수에게 반격을 가할 수 있었다. 20세기 말엽 실천적 경제학에서 “합리적 기대”와 “실물적 경기순환이론”과 같은 이름으로 발전한 우파의 제안들은 케인스류거시경제학이라는 상부구조가 잘못되었거나 불필요한 것이라고 공격했고, 케인스의 이론에서 (즉 경제분석의 표준적인 체계에 내재되지 않은) 새로운 모든 것이 오류라고 주장하였다. “거시경제학의 미시적 토대”라는 이름 아래 작성된 저작은 케인스류의 주장들을 지배적 관념에서 흡수하는 것을 용인하는 식으로 재해석함으로써 그 파괴 작업을 완수하였다. 이 간략한 서사는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의 경제사의 너무 많은 부분을 소략하게 다루고 있다.

이러한 간략한 서사가 경제이론의 방향뿐만 아니라 북대서양 사회의 경로에 대해 어떤 깊은 것을 드러낸다는 점은 법과 법이론의 역사에서 동시에 일어났던 것과 긴밀한 유사성을 통해 확인된다. 20세기의 법개혁과 이를 뒷받침하는 법학의 가장 큰 실천적인 관심사는 사민주의적 타협안의 설계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권력과 생산의 기성 안배들에 대한 반대자들은 자신의 도전을 포기할 수도 있다. 그 대가로 국가는 시장을 더 영구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힘을 획득할 수도 있다. 국가는 회고적이고 보상적인 세금과 이전지출을 통해 기존 시장체제가 야기한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권한을 가질 수도 있다. 나아가 국가는 투자결정에 대한 정부나 대중의 상당한 영향력을 인정하려고 시도하지 않으면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순환에 대응하여 경제를 운영하는 권한을 얻을 수도 있다.

규제적이고 재분배적인 국가의 법으로서 공법의 새로운 체계는 재산과 계약의 규칙, 시장경제의 구성적 안배들과 같은 대체로 불변적인 사법체계에 덧붙여질 수 있다. 나중에 20세기 마지막 몇 십년간 이러한 공법과 공공정책의 상부구조는 유연성, 효율성, 심지어 자유라는 이름으로 공격받고 제한받기 시작하였다. 근본적인 약점은 실천적 케인스주의에서 나타난 것과 동일하였다. 즉 그저 새로운 공법구조 속에 사법과 시장경제의 안배들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사법과 시장경제의 안배를 다시 상상하고 다시 만드는 것에서 실패하였다.

그러한 경제적 또는 법적 이론은 포용적 전위주의 프로그램의 공식화와 발전을 지도하는 데 거의 무용지물일 수 있다. 이 과제는 현재 형태의 경제적 및 법적 이론이 제공하지 못하는 지적 지원을 요구한다.

 

지식경제, 체제 전반으로 확산하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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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의 도래

저자 : 로베르토 M. 웅거 (ROBERTO M. UNGER) / 역자 : 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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