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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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 제번스, 멩거 그리고 그들의 동맹과 추종자들은 경제를 일련의 연관된 시장들로 볼 것을 제안했다. 공급은 수요에 대응하고 수요는 공급에 대응한다. 수요와 공급의 상호균형은 시장작동의 본질을 형성한다. 수요공급의 상호조정을 위한 매체는 상대가격의 체계다.

상대가격에 대한 설명은 한계주의의 발전과 관련된 가정적인 연습이 되었다. 상대가격의 설명은 한계주의자들이 생산한 분석기구가 어떤 실물경제에서 현실적인 상대가격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 적이 없기 때문에 가정적이었다. 소비나 이득을 향한 개인적인 욕구가 수요와 공급을 견인한다. 따라서 경제학에 대한 이와 같은 접근법은 처음부터 방법론적 개인주의를 의미하였다. 그 관점은 소비나 이득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희소한자원을 처분하는 문제를 개인이 결정한다는 관점이었다.

단순하지만 엄청나게 비옥한 이러한 사고방식은 (상대가격에 의해 조직된 시장에 기반을 둔 교환으로 이해된) 경제생활을 매우 정밀하게 도표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그 철저한 단순화는 분석의 많은 부분을 수학적인 형태로 만들 수 있게 했다. 나는 여기서 이를 포스트-한계주의 경제학이라고 부르겠다. 그러나 한계주의를 극복하려고 제안한 경제학이라는 의미에서라기보다는 한계주의 전향에서 성장하였고 그 중심적인 노선을 공유해온 경제학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른다.

한계주의 전향의 계기들 중 두 가지는 특별히 강조할 가치가 있다. 첫 번째 계기는 스미스와 마르크스의 경제학을 포함한 전(前)고전파 경제학을 괴롭혀온 가치와 가격에 대한 혼란을 단번에 극복하는 것이었다. 전고전파 가치이론은 수요와 공급을 넘어서 자산(부의 궁극적인 원천)의 가치를 설명하는 요소들에 대한 탐색과 상대가격에 대한 해명을 결합하고 혼동하였다. 거기서 예컨대, “교환가치”와 “사용가치”의 관계에 대한 논쟁으로 나타난 끝없는 난제로 귀결되었다. 가치라는 학구적인 개념을 버리고 궁극적인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상대가격에 대하여 사고하는 길을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경제학의 강점이었다.

한계주의 전향의 더 중요하고 덜 이해된 두 번째 계기는 한계주의자들이 지적 성숙기에 이르던 당시 세계에서 매우 첨예한 인과적이고 규범적 논쟁에서 취한 입장과는 무관한 분석적 힘을 가진 경제과학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들이 이 경제학을 인과과학보다는 논리학에 더 가까운 탐구형식으로 이해한 것은 옳았다. 경제학의 본질적 운동은 연관된 시장들에서 경쟁적 선택을 중심적으로 고려하면서 경제학 외부에서 경제학으로 공급된 사실적 약정, 인과적 추측이나 이론, 공약들과 결합되는 경우에 한하여 설명이나 결론을 생성시켰다. 분석적 관행이 더 엄격하게 전개될수록, 관행은 이러한 약정, 추측, 이론 및 공약을 더욱 결여하게 된다. 분석적 관행의 내용적 빈약성은 관행의 자랑스러운 중립성과 견고성의 대가였다. 분석 기계를 작동시키는 연료는 기계 안에서 나올 수 없다. 지난 2백 년 간 사회연구의 역사에서 한스 켈젠의 “순수법이론”이라는 유일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지적인 전략에 가까운 학문은 없었다.

이러한 접근방식의 결과들은 경험적 연구에 대한 현대경제학의 강조에 의해 현재 가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하고 다면적이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경제학에서 이론과 경험주의가 있지만 서로 거의 무관하다는 명제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경제학에 중심적인 유사-논리적 도식(희소성의 조건 아래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선택)은 하나의 이론에 이르지 않는다. 이러한 도식은 인과적 주장들을 수립하지 않는다. 이러한 도식은 남용되지 않은 한 논쟁적인 규범적 공약에서도 자유롭고 또한 논쟁적인 인과적 주장들에서도 자유로운 분석절차를 형성한다. 이러한 분석절차를 발라가 저술하던 시기에 에지워스가 제안한 이론이나 심지어 현대의 행태주의적 또는 신경(神經) 경제학183의 덜 야심적이고 더 경험적인 작품과 같은 행태주의적인 또는 심리학적인 이론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종종 담합해온 흔한 오해다.

희소성의 여건 아래서, 경쟁적 선택과 극대화 선택이라는 유사-논리적 개념을 배경으로 한 설명은 수학적인 표현에 민감한 분석모형을 형성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모형이 현상을 정확하게 묘사하거나 예측하지 못하면 당신은 모형의 요소들이나 그 매개변수들에 주어진 값을 변경하여 또 다른 모형을 만든다. (또 다른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만약 당신이 그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나는 다른 원칙들도 가지고 있다.”) 만약 모형들이 인과적 설명을 지지할 만큼 다양한 경제적 삶이나 경제적 변화를 포괄한다면, 필요한 인과적 이론들을 임시적으로 만들거나 심리학과 같은 여타 명백한 인과적 분과로부터 도입해야만 한다. 기초이론이 한계주의의 정신에서 매우 엄밀하고 엄격하게 이해되는 경우에는 모형들의 확산은 이러한 이론을 전혀 의문시하지 않는다.

초기 한계주의자들 이래로 주류 경제이론의 역사는 두 방향으로 이동해왔다. 문제는 이 두 방향이 서로 모순된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두 가지 방향이 서로 드잡이를 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한다. 첫 번째 방향은 유사-논리적 견해를 전향적으로 일반화하는 것이다. 그 절정은 20세기 중반의 일반균형분석이었다. 두 번째 방향은 경험적 연구였다.

경험적 연구와 한계주의의 분석절차의 결합은 새로운 것을 낳지 못한다. 인과적 이론화 작업은 반드시 경험적 연구를 지도해야 한다. 이러한 분석적 접근의 초기 또는 후기 형태에서 어떠한 인과적 이론이나 그와 같은 일련의 이론들도 찾을 수 없다. 분석적 접근을 주도하는 야망들 중 하나는 분석적 접근 내부에 인과적 이론들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인과과학에서 대립적인 사실들의 축적은 결국 이론을 훼손한다. 예컨대, 기초물리학의 역사에서 지배적인 시스템들과 같은 추상적이고 야심찬 과학이론들은 사실에 근거한 반박에 오랫동안 저항할 수 있다. 그러한 시스템은 중심명제들 간의 관계들을 재조정하고 맥락에 구속된 제약요소들을 배가시킴으로써 불편한 사실들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둑은 터지고 지배적 이론은 떠내려간다.

이와 같은 경제적 분석관행이 이론적 탐구와 경험적 조사의 변증법을 억제하거나 회피하기 때문에 이러한 분석관행의 매우 순수하고 엄밀한 형태에서는 이러한 균열들이 일어날 수 없다. 어떤 모형은 경제의 기본적인 이론적 설명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가운데 다른 모형에 양보할 수 있다. 이러한 설명은 항상 인과관계나 과학보다 논리학에 더 근접했으며, 따라서 놀라운 인과적 발견의 도구로서의 수학보다는 논리적 명확성의 도구로서의 수학에 더 접근했다.

한계주의 이론가들과 그 계승자들이 상정해왔듯이 기초이론을 비판에서 면책시키는 것은 장점이라기보다는 잘못이다. 기초이론은 자칭 과학을 영원한 유아상태라고 힐난한다. 포용적 전위주의 프로그램을 통해 더 훌륭하게 사유하기 위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경제학은 논쟁적인 인과적 이론들에 근거한 반증가능한 인과적 주장들을 수립해야만 한다. 경제학의 모형과 그 수학은 경제학의 설명적 야망에 종속되어 있어야만 한다.

 

저자 : 로베르토 M. 웅거 (ROBERTO M. UNGER)

역자 : 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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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로베르토 M. 웅거 (ROBERTO M. UNGER) / 역자 : 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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