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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고리의 분야부터 높은 인플레가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민간기업들이 팬데믹 이후 물가가 오를 것을 대비하듯이, 일부 경제조사기관들이 조만간 인플레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의 채권시장 움직임에서 보듯이 지난 몇 달간의 자본의 흐름 속에 큰손들이 소비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예상들이 여러 뉴스미디어와 재정관련 기사들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실제로 인플레 자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 12월의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물가 지수는 연률로 1.4% 오르는데 그쳤다.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의 고위층 관리는, 물가의 상승이 아니라, 낮은 인플레가 경제운용에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분명한 어조로 밝혔다.

당연히 높은 인플레는 돈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경제에 고통을 유발한다. 그러나 현재는 너무 낮은 인플레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걱정인 상황으로, 지난 십 수년간 미국과 서구의 선진 경제권은 낮은 성장률과 정체된 임금의 반영으로 인플레가 낮은 것을 문제삼고 있다.

실제적인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는데, 지난 몇 분기들을 통해 지속해서 이를 경고하고 나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러는 이유는 당신이 기대하는 것보다 매우 단순하다.

인플레의 위험으로 단순하게 한가지 종류가 아니라, 4가지의 서로 다른 범주를 검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요도에 따라서 이들 리스크의 범위는 단순한 통계적 예외에서 세계경제의 거대한 전환까지 포함하며, 가능성으로 따지자면 확실한 근거에서 완전한 투기성 루머까지 존재한다.

이들 4가지 인플레 가능성은 서로 다른 상황을 암시하지만, 이들 모두는 인플레가 발생하면 일반시민들이 보여줄 경제활동의 모습, 정책입안자들 특히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향후 몇 달 혹은 수년간 집행할 대응의 내용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들이 염려하는 것 중 하나는 정책입안자들이 인플레의 위험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처하면서, 1970년대에 일어났던 악성 인플레의 순환고리에 빠져들 것이라는 점이다.

상기의 주장을 무조건 무시할 수는 없지만, 비유를 들어 분석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만약 올해 하반기에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이것이 요-요 현상인가? 아니면 동면에서 깨어난 곰의 배고픔인가? 욕조의 수위조절을 위해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 바람이 나간 풍선에 공기를 채우는 작업인가? 구별해 내는 것이다.

 

요-요 현상(The yo-yo effect)

2020년 봄철은 말할 수 없이 잔인했다. 이는 2021년 봄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다는 뜻이다.

작년 3월에서 5월 사이에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폭락을 했고 경제활동이 멈추어 섰다. 대부분의 경우 이제 물가가 정상수준으로 회복되어가고 있지만, 연간 인플레라는 산술에서 보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 이들 품목들의 가격추이는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일정기간 단위의 인플레로 계산하면 예외적으로 높은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지난 5월부터 소비자 물가지수는 연률 2.0%로 안정적이지만, 물가가 폭락했던 시점에서 연률을 계산하면 3.2% 인상된 것처럼 보인다. 이는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장기적인 추이분석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기저효과라는 착시에서 발생한 것이다.

일부 개별 품목과 서비스로 산출하면, 물가상승의 수치는 더욱 극적으로 높게 보인다. 가정용 천연가스 가격은 5.4% 이상 올랐으며, 항공 티켓은 16.3%가 인상되었고 일부 여성용 의류가격은 물경 17.9%까지 치솟았는데, 이런 계산은 2020년 봄철에 폭락한 기저가격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이러한 수치들을 보고 기술적인 인플레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이는 예외적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채, 관행적인 계산에 의존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여성의류 가격이 명백한 인플레의 증거라고 주장할는지 모르겠으나, 현재의 가격 수준은 팬데믹 발생 이전 가격보다 여전히 9%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이런 식의 달력(짧은 기간)효과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며, 연준의 관리들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연준 책임자인 Lael Brainard는 설정된 인플레 목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확인한다.

상기처럼 가격에서 나타난 요-요 현상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누군가 경제활동에서 이미 인플레가 발생했다고 선동하는 것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겨울잠의 끝자락(The end of hibernation)

당신이 백신접종을 맞아 안정의 자신감을 갖은 채, 외식도 자주하고 음악회도 즐기며 오랫동안 연기했던 휴가를 즐긴다고 가정해보자. 마치 겨울 내내 동면을 지냈던 곰과 같이 당신은 오랫동안 참았던 즐거움을 만끽할 것이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동면에서 깨어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음식점과 연주회 그리고 호텔 예약이 넘쳐날 것이고, 일정기간 공급의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다. 더구나 공급의 규모는 오랫동안 사업의 침체로 팬데믹 이전의 수준에 못 미칠 것이다.

이로 인하여 일시적이지만 단순한 경기과열의 비상상황을 불러올 것이다. 수요는 급팽창하고 공급은 제한되면서 가격은 급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가격은 예상보다 급격하게 오르면서 기업들은 팬데믹으로 입은 손해를 보상하려고 이런 기회를 활용할 것이다.”라고 MIT 비즈니스 스쿨의 경제학자인 Kristin Forbes가 확인한다.

이런 상황의 가능성은 요식업같은 서비스 분야와 일부 재화 상품에 적용될 것이다. 일년 내내 집안에 머물면서 일상복 차림으로 지낸 대부분의 시민들이 외출복을 사려는 현상을 상상해 보자. 의류 제조업체와 상점에 충분히 공급할 재고가 없다면, 이들은 공급 부족을 이용하여 가격을 올릴 것이다. 이러한 류의 물가인상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평시에 일상적으로 실시해오던 20%의 할인판매를 중단하려 할 것이다.

이렇듯 일시적인 시장수요에서 발생하는 인플레 현상을 장기적인 추이를 중시하는 중앙은행과 정책입안자들 대부분은 그냥 무시한다. 연준이 정유공장이 조업을 중단하여 에너지 가격이 폭등해도 휘발유를 당장 더 생산할 수 없듯이, 순간적으로 호텔 객실을 늘리고 의류공급을 확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장의 균형기능이 작동하면 물가는 제한된 공급물량에 대해 비싼 가격을 치르는 사람들에게 할당되면서 생산자들이 공급량을 늘리도록 유도한다.

백신공급이 지연되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언제 경제가 동면에서 깨어날지 어떤 형태로 수요가 폭발할 지 정확히 판단할 방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상황이 발생하여 가격이 폭등한다 하더라도 이는 경제회복의 신호일 뿐, 인플레적인 공황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욕조에 물 채우기(The sloshing bathtub)

지난 주에 JPMorgan Chase 은행이 자신들의 자산 잔고가 지난 해의 4/4분기보다 37% 늘어나 582백만 달러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최대은행이 자산의 잔고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약간 놀랄만한 일이지만, 경제지표를 분석해 보면 대단한 일도 아니다. 지난 해 3월부터 11월까지 미국시민들은 2019년의 같은 기간에 비하여 1.56조 달러를 많이 저축했으며, 이는 연방정부의 지출감소가 합산된 국내 총 소비지출액이 상기 제시된 액수만큼 줄어든 것을 반영하며, 일자리를 잃어서 발생한 수입손실분을 보상하는 것이다.

상기 액수는 2020년 말에 대부분의 미국인 들에게 일인당 600달러가 지급하는 9000억 달러의 팬데믹 지원 팩키지가 연방의회에서 통과되기 이전의 상황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집무를 시작하면서 제안한 추가구제지원책으로 일인당 1,400 달러를 지급하는 것을 포함한 1.9조 달러의 집행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발생한 일이다.

이것은 시민들의 소비가 제한되면서, 누적된 저축액을 JPMorgan이 현금으로 보관하든, 주식에 투자하든, 더욱 위험한 곳에 투자하든, 엄청난 액수가 자산의 잔고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

자 이제, 모든 미국시민들이 동시에 소비를 시작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시민들이 경제회복에 자신감을 찾고 수중의 돈을 소비하기 시작하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일이 손쉽게 발생할 것이다.

당신의 예금계좌에 수천 불이 공짜로 들어오고 실업의 위험이 사라지면, 새 차를 구입하고 실내장식을 교체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여기에 1)잠재적 수요가 광범하게 형성되는 것과 2)동면에서 깨어난 미국인들이 특정 분야 대한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물론 한정된 산업분야에만 머물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일시적으로 물가의 인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는 1960년대에 국내수요의 증가와 전쟁의 필요가 겹쳐지면서 생산의 한계를 넘어선 정유산업에서 발생한 휘발유의 구조적인 가격폭등 사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상기 사례의 과정에서 십 수년간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졌고 미국시민들의 가계수입이 급증하면서, 결국 인플레를 유발하면서 1970년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시켰다.

이런 과거의 경험이 연준과 정책입안자들에게 팬데믹 이후 잠재적 수요폭증에 대한 가상적(tricky) 상황에 염려를 갖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의 폭증은, 팬데믹의 침체 이후뿐만 아니라, 2008년의 금융위기 이래 미국의 경제활성화에 매우 필요한 것이다.

결국, 미국시민들이 가계에 누적된 저축을 대대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하면, 민간기업들은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매점을 확대하고 더욱 많은 노동자들을 고용하면서, 공급 측면에서 경기를 부양하기 시작할 것이고, 이에 더욱 많은 수입이 형성되면서 선순환을 이룰 것이다.

“희망하건대, 경제가 광범하게 회복되는 과정에, 팬데믹 이전처럼 경제활동 속에서 달러가 정상궤도로 순환되면서, 일시적인 인플레와 수입증대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조지 매이슨 대학교의 David Beckworth 책임연구원은 말한다.

연준의 역할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1)오랫동안 기다렸던 경제촉진의 바람직한 현상인지, 아니면 2)인플레가 지속되면서 소비자와 민간기업 간에 인플레의 상승이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인지 분간하여, 후자의 경우 이에 대응을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연준은 예상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이자율을 높여서 이러한 순환을 차단하여야 한다. 대신에 오랜 동안 학수고대하였던 경제의 활력을 포기해야만 한다.

Beckworth 책임연구원은 연준이 단지 물가가 오른다는 이유 때문에 경제활성화를 억제할 필요가 없기를 희망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우려한다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다. 단지 연준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에서 인플레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연방의회와 여론의 압력이 거세질 것이다.”

연준 의장인 Jerome Powell 역시 1970년대식의 인플레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플레는 해를 넘기며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과정을 말한다. 지난 수십 년 간 우리가 경험했던 인플레의 특성에 비추어볼 때, 단순하며 일시적인 물가인상이 지속적인 물가인상을 불러오지는 않는다.”

욕조에 물이 넘친다고 다시 물을 바닥까지 비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강력한 경제 반등세(The great reflation)

지난 수십 년을 겪으면서, 세계경제는 종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요 선진 경제권 전체가 인플레와 이자율 그리고 성장속도 모두 지속적으로 저조하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를 미리 예측하지 못했고, 경제학자들도 머리를 싸매며 이의 원인을 찾아내려고 노력하여 왔다, 주요 배경에는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발생하고 수십억 인구(중국과 인도 등)가 세계경제에 통합되고 저축에 대한 세계적 추이 등이 있다.

그러나 누구도 과거 수십 년의 양상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이렇듯 세계적 규모의 거대한 흐름을 전문가 집단이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양상이 다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본적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노동의 공급이 급증했던 까닭에 지난 수십 년 동안 인플레는 낮은 수준으로 억제되어 왔다. 중국이 세계경제에 편입되고,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서구의 민간기업들이 인도와 제3세계의 노동력을 활용하고, 구소련 진영이 서구유럽과 경제적 통합을 진행하는 등, 이 모든 것이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약화시켜 왔으며, 따라서 임금인상과 인플레를 억제하였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 중국의 경제가 발전되면서 중국노동자의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한-자녀 정책의 시차효과로 인한 인구통계적 전망이 매우 부정적이다.

문제는 지구상에 중국과 같은 규모를 대신하여 세계경제에 통합될 국가가 없다는 점이며, 이에 더하여 선진경제권의 인구통계적 전망 역시 향후 노동력의 증가가 매우 느리거나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한다.

따라서 2020년대 이후의 실제적 가능성으로 나타날 세계경제의 위기는 노동인구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니라 너무 적은 것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영국 경제학자인 Charles Goodhart 가 주장하듯이, 임금인상의 압력으로 작동할 것이다.

다른 측면들도 고려해야 한다: 팬데믹의 발생, 자국우선주의, 미중 간의 관계악화로 인한 탈-세계화 등이 인플레를 야기할 수 있다. 미국 등 몇 개 국가군에서 부족한 수요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하여 지금처럼 재정적자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다.

상기의 압력요인들이 상호 결합되면 세계적 규모의 경제회복을 예시하면서, 물가가 오르고 그렇게 되면 중앙은행들은 저물가 대신에 인플레를 염려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실제의 어려움은 이런 상황이 정말 발생할 것인지, 그렇다면 어떤 정책으로 대응할 것이지 판단하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낮은 인플레가 구조적으로 정착된 것을 인식하고 주요 국가들의 정책집단들이 이자율을 낮추는 것에 합의하는데 수십 년이 걸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책적 합의를 이룬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경제의 강력한 반등이 일어난다면, 이는 2020년대의 경제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 과거처럼, 가벼운 요-요 현상이 십 수년 전부터 이미 시작된 것인지, 기나긴 겨울잠에서 이제 막 깨어나고 있는 것인지, 넘치는 욕조의 물이 빠지는 것인지, 아니면 세계경제운용에 지속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분간하는 일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출처 : 뉴욕타임즈(NYT) on 2021-01-16.

Neil Irwin

뉴욕타임즈NYT의 경제분야 수석기자이며, “how to win in a wnner-take-all World”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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