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1
  • 2020 미국대선과 한반도 및 아시아정책
  • 트럼프의 반민주적 행태로 미합중국이 무너진다
  • 미시간주지사 납치음모는 트럼프가 미국의 위협임을 보여준다
  • 미래세계(코로나 이후)와 힘의 재균형
  • 미중 간의 기술적 단절은 모두를 패배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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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는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그 중 하나가 대한민국 부(富)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포브스코리아와 포브스글로벌이 조사한 ‘2020년 50대 부자’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의 위력이 실감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상징하는 ‘언택트(Untact, 비대면)’수혜기업의 CEO들이 대한민국 10대 부자 중 4명에 이를 정도로 약진한 것이다.[2020 대한민국 50대 부자] 코로나發 역풍에 맥 못 춘 한국 부자들

언택트 기업 하면 떠오르는 양대 산맥은 역시 ‘카카오’와 ‘네이버’다. 7월 15일 기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29조6481억원으로, 코스피 8위에 올랐고,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7월 15일 기준 47조615억원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무려 4위에 랭크됐다.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약진이 아닐 수 없다.

 

김범수와 이해진은 부러움의 대상일 뿐 증오의 대상은 아냐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거듭하자 이들 기업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창업자들의 부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올들어 자산가치 6조2712억원을 기록해 5위로 약진했는데 작년에 김 의장의 순위는 10위였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의 상승세는 차라리 드라마다. 2019년 조사에서 1조827억원이었던 이 최고투자책임자의 자산가치는 1년 사이 2조502억원으로 89%나 폭증했고, 그 덕에 자산 순위 역시 14위에 랭크됐다. 이 최고투자책임자의 작년 순위는 44위였다.

김범수와 이해진이 상상할 수 없는 부자가 됐다고 해서 이들을 미워하거나 손가락질하는 시민들은 없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엄청난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피나는 노력을 통해 새로운 상품이나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 사회적 부의 확대에 기여하고 자기도 엄청난 부를 이룬 사람들을 존경할 뿐 미워하지 않는다. 그들의 노력과 사회적 기여를 인정하고, 그들의 기업가 정신을 존중하며, 그들이 쌓은 막대한 부가 정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식은 순기능이 있는 불로소득이지만 부동산은 최악성의 불로소득

 김범수와 이해진이 이룬 성취에 찬탄하고 김범수와 이해진이 가진 부를 부러워하는 시민들은 그러나 부동산에 이르면 태도가 완전히 돌변한다. 시민들은 부동산 불로소득을 증오하며, 부동산을 통해 부를 이룬 자들을 경멸한다.

그도 그럴 것이 부동산 불로소득은 사회적 부의 증진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며, 오히려 공공과 타인들이 피땀 흘려 만든 부를 합법적으로 약탈한다는 것이 본질인 까닭이다.

혹자는 물을 것이다. 주식과 부동산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부동산이 불로소득이면 주식은 불로소득이 아니냐고? 이런 반문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불로소득이라고 다 같은 불로소득이 아니다. 불로소득도 악성과 양성을 가르는 기준이 엄연히 존재한다.

어떤 불로소득이 악성인지 양성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하고 싶다.

첫째, 기여와 폐단의 정도다. 특정 불로소득이 사회에 미치는 기여와 폐단 가운데 어떤 것이 더 큰지를 비교하자는 것이다. 주식 투자의 경우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투자와 고용을 촉진한다는 기여가 폐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는 어떤가? 부동산 투기는 자산 및 소득의 양극화, 자원배분의 왜곡, 공동체 의식과 근로의욕과 기업가 정신의 형해화, 부정부패의 온상, 주기적 경제위기의 원인 등 만악의 근원이라 할 정도로 폐단만 있다.

둘째, 불로소득을 얻을 기회의 공평성이다. 주식과 부동산은 불로소득을 얻을 기회가 공평하지 않다.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주식들의 주가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상승한 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이들 주식에 소량이나마 투자하는 건 가능한 반면 부동산은 어지간한 시민들은 엄두를 내기 힘들 정도로 비싼 상태다. 즉 주식은 불로소득을 얻을 기회가 그나마 공평한 반면, 부동산은 지극히 불공평하다.

셋째, 무책손실의 정도다. 무책손실이란 자기책임이 없이 손실을 당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은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않으면 직접적인 손실을 입지 않는다. 무책손실의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다. 반면 부동산은 투기대열에 가세하지 않는다고 해서 손실을 회피할 수 없다. 2014년 가을 이후 투기 대열에 가담하지 않는 시민들은 아무 책임이 없이 투기로 인해 고통당하고 가난해졌다. 즉 주식은 무책손실의 가능성이 없는데 반해 부동산은 무책손실의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할 것이다.

위에서 살핀 것처럼 주식과 부동산은 성격과 본질이 다르며, 주식 불로소득은 양성인 반면 부동산 불로소득은 최악성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주식으로 상징되는 기업가 정신이 부동산 불로소득을 탐하는 건물주의 꿈을 압도할 수 있는냐에 달려있다.

 

이태경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 및 토지+자유연구소 토지정의센터장. 각종 매체에 다양한 주제로 컬럼 기고.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온갖 유형의 '사유화' 된 특권을 '사회화'해 평등한 자유가 실현되는 세상을 꿈꿈. '한국사회의 속살'(2007),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2008), '부동산 신화는 없다'(2008), '투기공화국의 풍경'(2009), '위기의 부동산'(2009, ), '토지정의, 대한민국을 살린다'(2012)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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