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4
  • <18> 국회, 처음부터 이런 것은 아니었다
  • 이란 핵합의는 준수되어야 한다
  • 한국사회의 압축적 탈바꿈과 아노미
  • 미국달러를 국제공용화폐로 대치할 시점이다
  • 중국은 냉전-2.0의 승리를 위한 준비 중이다 :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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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전환(Green Transformation)은 또 다른 미래 한국 100년의 운명을 좌우할 최우선정책이어야 한다. 지난 6개월 동안 벌어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COVID-19)의 세계적 확산은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다. ‘한국판 뉴딜정책’은 전염병위기 이후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여러 가지 대책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왜냐하면 다른 정책대안들은 기존 정책들을 짜깁기하거나 강화함으로써 전염병 위기와 그로 인한 경기침체와 해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판 뉴딜’은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하여 각계 경제주체들을 총동원하고, 정부 재정을 재편성하여 긴급재난구호에 쏟아 붓고 있는 게 바로 그런 국난이라고 불리는 대위기 극복정책의 예시이다. 따라서 기존 정책가운데 몇 개를 취사선택하고 새로운 정책을 엮어 여기에 자원집중을 하는 관료주의 방식을 더 이상 답습하지 않으려는 게 지난 정부와의 차이나 진화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지금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지목당한 ‘기후악당(climate villain)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호기이다. 한국을 녹색전환 선도국가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은 세계적 흐름을 같이 타는 것이기도 하면서 한국 나름의 녹색전환 국가로 재탄생할 수 있는 선도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녹색 전환은 녹색 신 합의(Green New Deal)를 통해 단순히 산업정책과 환경정책의 혼합이나 통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태국가로 전환하는 목표설정과 추진과정, 이행에 달려 있다.

한 마디로 녹색전환은 낡은 회색국가 한국에서 새로운 녹색국가 한국으로의 대전환이다 ! 왜 한국은 그런 길을 선택하고 그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해야 할까?

 

기후악당국가에서 녹색전환 선도국가로

2016년, 환경 연구단체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기후악당국가’를 지적했다. 이 조사결과에 의하면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무책임하고 게으른 나라’라고 보도되었다(영국 기후변화 전문 언론 ‘클라이밋홈’).(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768994.html#csidx7bdd7ed2ba59558847cfe1f48a9f5f1) 어째서 한국은 세계 4대 ‘기후악당국가’인가? 이들 나라들은 석탄발전을 탈피하는데 너무나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공기오염이 심한 국가의 대열에 합류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즈, 2019. 3. 29.). 2019년 1월 각국 공기 오염도를 측정, 비교한 결과, 서울은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와 함께 세계 도시에서 가장 공기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공기오염으로 인해 매년 약 90억 달러(10조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경제협력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공기오염이 계속될 경우 2060년까지 한국인 900만 명이 조기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되었다. 한국의 미래에 대해 왜 이런 비관적 전망이 나올까?

한국의 경우 최근 30년 기온은 20 세기 초(1912~1941) 보다 1.4℃ 상승하였다. 지난 106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 변화량은 +0.18℃/10년으로 상승했다.(국립기상과학원 2018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보고서. http://www.nims.go.kr)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한국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 관련 국제지표를 들춰보자.

한국은 OECD 가입국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 1위, 2018년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4위, 2018년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7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 국민경제 규모와 인구수에 비해 비교 대상 국가들보다 더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은 2017 OECD 최종 에너지소비 5위, 2017 OECD 1인당 최종 에너지 소비 8위, 2018 세계 에너지소비 6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경제규모가 세계 12위란 점에 비춰 볼 때 한국인들은 경제규모 이상으로 에너지소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2018 세계 석탄수입국 4위, 세계석탄화력 해외 투자국 3위, 2018 세계 원유수입국 4위였다. 이를 넘어 서기 위한 2018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OECD 35개국 중 맨 꼴찌 35위였다. 같은 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OECD 35개 중 34위였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넘어서기 위해 한국은 어떤 대응을 하고 있었는가? 그 결과를 보면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이 매우 허술했다는 걸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2019 기후변화 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CCPI)는 61개국 가운데 58위였다.(https://www.climate-change-performance-index.org/the-climate-change-performance-index-2020) 2018 세계 기후위기 위험지수(Global Climate Risk Index, GCRI)는 135개국이상 국가가운데 81위였다. 2019 저탄소경제지수(LCEI)는 G20개국 중 14위였다. 2019 에너지전환지수(ETI)는 선진 32개국 중 31위였다. 2019 에너지건전성 지수(ETI)는 선진국 최하위권인 37위였고, 2020 에너지 안보지수(ESI)는 선진국 32개국 중 28위였다.(황인수 2020 대한민국 에너지정책 성적표) 한국은 화석연료 과다 사용,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 에너지 대량 소비를 하면서도 재생에너지 발전이나 기후변화 대응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소극적인 탓에 기후위기 위험이 높고, 이산화탄소 저배출 경제지수나 에너지 전환지수가 매우 낮은 국가에 속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은 손을 놓고 있던 것일까? 결코 아니다. 이미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가 차원의 환경보호계획을 수립하고, 지구 수준의 대책에 보조를 같이 해오기는 했다. 특히 노대통령 시기 국가지속가능발전전략을 연구하고 이를 위한 국가지속가능발전이행계획 수립과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을 제정하는데 까지 이르렀다.(허상수 외 2005 ‘국가 지속가능발전 전략 연구’ 용역 보고서.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이를 지속가능발전법이라는 보통의 법률로 강등시켰고, 그 대신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 시행했다. 특히 기획재정부 등 10개부·실·청이 참여아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 New Deal 추진방안」을 수립, 시행했다(2009. 1.6). 아래 표에 나타난 것처럼 각 부처가 제출한 사업안 기준으로 볼 때 이명박 정부 녹색성장 핵심ㆍ사업 재정소요* 및 일자리 창출규모는 단일 사업으로 역대 사상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이 빛깔이 좋은 ‘녹색 뉴딜’ 예산 약 50조 원 중 ‘4대강 정비’사업에만 32조 원을 투입했다. 6차 전력 수급계획에 석탄이 추가되었고, 전기요금은 인하되었다.

이명박 정권은 말과 겉으로는 녹색을 내세웠으나 실제 행동은 반환경적이었다. 그리고 속으로는 양적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자본 친화적 시장주의정책을 강행했다. 그러면서도 녹색성장을 앞세운 글로벌 녹색 리더쉽을 발휘하고자 했다. 행정부 활동에 아직도 이런 흐름이 남아있다.

2020년 외교부는 여전히 녹색성장 등을 내세워 환경외교활동을 하고 있다. 같은 말을 하고 있으나 다른 뜻과 내용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면 한 번 시행되었던 것들은 다른 것으로 바꿔지는 흐름 속에서도 관성의 법칙에 따라 달라지기 어려운 상태로 남아있는 셈이다.

다른 나라뿐만 아니라 2020년 한국은 COVID-19 이후 국민경제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와 경제성장, 사회통합을 동시에 통합, 추진하려는 의제를 다시 불러내면서 대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녹색전환이며 이를 위한 ‘한국판 뉴딜, 새로운 합의’를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또 무엇인가 ?

 

새로운 합의, 뉴딜은 무엇이었나?

오늘날 널리 말해지고 있는 뉴딜은 “사회,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 개입을 하는 것에 대한 국민과의 새로운 합의(New Deal)”라고 요약할 수 있다.(이창훈 2020. 그린뉴딜 동향과 쟁점 국회 기후위기 그린뉴딜 연구회 6. 8.) 1929년 10월, 미 뉴욕 월스트리트라는 세계최대 증권시장 거점에서 주식가격 대폭락으로 금융시장이 붕괴되면서 미 경제역사상 가장 길고 위험했던 경제위기가 터졌고, 곧 이어 세계대공황이 일어났다. 미국인 4명 당 1명꼴로 실업자가 되어 거리를 방황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최대 구멍인 소비에 비해 생산이 많아진 과잉생산 탓이 가장 컸다. 존 스타인벡은 이 시기의 경제참상을 『분노의 포도』라는 작품에 담았다. 기자 출신의 작가가 쓴 이 책은 지주와 자본가, 금융가들을 비판했다고 지적당해 곧 판매 금지되었다.

그렇다면 이 세계대공황의 원인과 이를 벗어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인가, 과연 연방정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런 대형 문제들은 1932년 미합중국 제32대 대통령선거의 최대 쟁점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역전용사들이 복지를 요구하며 워싱턴 컬럼비아 특구에 난입하여 집단행동을 벌였다. 미 제31대 대통령 후버는 육군성의 맥아더에게 지원을 요청하여 이들을 강제 퇴거시켰다. 두 사람은 이들 재향군인들의 집단행동이 공산주의자들의 음모라고 믿었고, 이 적색공포라는 조작된 나쁜 소식을 접하면서 반공극단주의 세례를 받는 경험을 했고,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 그리고 노동운동 집단을 미국의 잠재적 미래 공적이 될 것이라고 맹신하는 편견에 집착했다.

공화당의 허버트 후버 후보는 점진적인 경기 회복을 선호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후보는 연방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과감한 해결방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즈벨트는 연방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과감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국민들에게 새로운 합의(New Deal)를 내세웠고, 유권자들은 그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첫 번째 뉴딜은 경제 단기 회복을 위해 긴급안정책과 일자리 안정책을 시행했다. 그리고 2차 뉴딜은 사회보장 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었따. 그래서 사회보장법을 제정, 시행했다.

뉴딜정책은 그저 흔한 경기부양책이 아니다. 뉴딜은 단순한 경제회복을 넘어 경제위기를 초래한 체제를 개혁하여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으로 완전히 새로운 거대 규모의 접근(a completely new, large-scale approach)이다. 그래서 뉴딜은 실직자와 저소득층을 구제하는, 고용과 재난보조금 지급 등의 구제(Relief), 경제의 회생(Recovery), 그리고 금융과 사회부문의 여러 가지 제도 개혁(Reform)의 정책 통합 묶음이다. 달리 말하면 재난보조금을 주기만 하고서도 경제 회생이 늦어지거나 경제체제와 사회구조의 개편이나 개혁이 부족하다면 뉴딜정책은 좌초하거나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뉴딜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시민사회와 시장부문, 국가부문의 주체적 참여와 공동행동, 선도역량의 창의적 상상력과 담대한 추진이 필요하다. 그린 뉴딜은 이런 뉴딜정책가운데 압권이라 부를 만 하다. 왜 그럴까?

 

다른 나라의 “새로운 녹색 합의” 흐름

‘그린뉴딜’은 유럽공동체(EU)의 정식대로 라면 제1의 국정 의제로써 기후변화 및 환경위기에 대한 대응전략이자 경제성장 전략이다(European Green Deal, 2019. 12.). 즉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없게 하는(Zero Emission) 목표를 달성하면서 자원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경제와 공정하고 번영하는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성장전략이다. 한 마디로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사회로 바뀌면서도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심층전환의 성격을 띤 담대한 정책설계이다. 유럽 각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국제질서에서 세계경찰국가를 자임하던 미국이 트럼프정부이후 기후변화 대응에 너무나 소극적인 탓에 “기후 갱단 국가”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특히 트럼프가 파리기후변화협약체제에서 탈퇴한 만큼 국제기후변화 대응체제에 훼방꾼으로 나선 데 대해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그래서 유럽은 미국에 앞서 그린 뉴딜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2015년 세계 모든 국가 대표들은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 증가로 인해 야기되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지구온도를 1.5°C 이하로 낮추기 위한 공동행동에 합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그의 선거공약대로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 배출국가가 이산화탄소 배출약속을 이행하지 않게 된 것이었다.

스웨던의 그레타 툰베리는 이런 미국의 횡포, 기성세대의 무책임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그의 2019년 9월 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담 연설은 분노 그 자체를 담으면서 인류의 각성을 호소하였다.(‘You have stolen my dreams and my childhood with your empty words,’ climate activist Greta Thunberg has told world leaders at the 2019 UN climate action summit in New York. In an emotionally charged speech, she accused them of ignoring the science behind the climate crisis, saying: ‘We are in the beginning of a mass extinction and all you can talk about is money and fairy tales of eternal economic growth – how dare you!‘

https://www.youtube.com/watch?v=TMrtLsQbaok&feature=emb_logo

http://energytransitionkorea.org/post/16989 한글 번역 포함.)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 휘발유, 난방용 경유, 공장 가동하는 데 쓰는 전기의 화력발전용 석탄 연소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인류 모두가 누리고 있는 회색문명의 회피할 수 없는 엄청난 부산물이다. 인류는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의 가해자이며 피해자이다. 그래서 트럼프와 같은 매우 무책임한 정치가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만이 쟁점이 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우리 인간들이 매일 엄청난 분량으로 소비하고 있는 고기와 우유, 치즈 역시 모두 기후위기와 직결되어 있다. 축산업의 CO₂배출량은 인간의 모든 활동이 배출하는 세계온실가스(Global Greenhouse Gas: GHG) 중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온실기체(GHG) 배출량의 14%를 차지하는 운송업보다 높은 수치이다.(http://www.chsc.or.kr/?post_type=reference&p=1556) 자동차는 하루에 평균 3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데 비해 고기 햄버거 1개를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을 벌목하는 건 75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있다.

유발 하라리의 주장에 의하면 지구상에 사자는 약 4만 마리, 기린은 8만 마리, 야생 늑대는 20만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다. 물론 펭귄은 북극과 남극 지역에 5천만 마리가 있고, 애완견도 10억 마리나 된다. 이에 비해 소는 150억 마리, 돼지는 10억 마리, 닭은 500억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닭 1천 마리당 펭귄 한 마리가 있는 게 지금 우리 인류의 현실이다.(유발 하라리 2016. [문명전환과 아시아의 미래] 인류에게 미래는 있는가? 플라톤 아카데미·경희대학교 https://www.youtube.com/watch?v=2wLp3krIa_o)

물론 환경회의론자들은 지금 인류 모든 나라들이 나서서 기후변화 저감과 적응대책을 강구하는 데 대해 이런저런 현상과 해석을 근거로 과장되었다거나 틀렸다고 주장한다.(예를 들면 비외른 롬보르 저/홍욱희, 김승욱 역 2003 『회의적 환경주의자 이 세상의 실제 상황을 직시하다』. 에코리브르.) 그건 그렇다고 치고 기후변화가 야기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기상이변 등에 대해 어떤 특별하고 긴급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이런 저런 전문가들의 공통의견이다. 이 과학 공동체의 합의에 의하면 앞으로 30년 이내에 지구온도를 1.5°C 이하로 낮추지 못하면 대파국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자 이쯤 되면 우리 인류는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EU 그린 딜은 사업계획표에 목표 달성 연도를 명기함으로써 사업의 중요성과 긴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0년에 2050년 기후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유럽 “기후법” 발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50-55%(1990년 대비)로 상향 종합계획 수립, 회원국 ‘국가 에너지 및 기후계획’ 최종안의 평가, 에너지 분야들의 스마트 통합전략 수립, 건축물분야 재생물결(Renovation Wave) 이니셔티브, ‘범유럽 네트워크-에너지’ 규정 점검 평가, 해상풍력전략 수립, ‘농장에서 포크까지’ 전략 수립, 지속가능하고 스마트한 교통전략 수립, 2030년 EU 생물다양성 전략 수립, 새로운 EU 삼림전략 수립, 지속가능성을 위한 화학물질전략 수립, 공정전환기금, 지속가능유럽투자계획을 포함한 공정한 전화 메커니즘(안), 지속가능금융전략 개벙 및 ‘비금융공시지침’ 검토 등을 완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2020년부터 공공 충전 인프라 확산을 위한 자금지원 요청 등 다른 사업들이 줄이어 연속사업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전의 환경계획들의 연장에서 환경보호조치들을 포함하면서도 EU 그린딜은 일자리 창출, 경쟁력 향상, 혁신을 지지한다는 데 있다.

 

한국의 ‘새로운 녹색 합의’

이런 사정 변화를 감안한 영향인지 모르나 한국에서도 2020년 COVID-19이전부터 경제체질의 변화뿐만 아니라 ‘전환적 뉴딜’에 대한 논의가 있어 왔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총괄하고 있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관련 연구기관 참여아래 ‘휴먼, 디지털, 그린 뉴딜’을 포괄하는 ‘전환적 뉴딜’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2019. 7.). 그리고 2020년 4월 국회의원 총선 국면에서 정의당, 녹색당, 민주당 등이 “그린 뉴딜” 공약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제21대 국회 개원이후 ‘새로운 녹색 합의’를 위한 많은 토론회가 열렸다. 일찍이 ‘그린 뉴딜’를 제창했던 제레미 리프킨은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한국형뉴딜TF(김성환 단장, 김영배·민형배·양이원영·이소영·이해식 국회의원),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서울연구원, 에너지전환포럼 주최 “기후위기 극복-탄소제로시대를 위한 그린뉴딜 토론회”. 2020.06.10.(수) 13:30~17:00.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그는 한국이 경제성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그린뉴딜에서도 선도국가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녹취한 연설 전문은 자료 참조).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지난 6월 1일 발표된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그리고 고용안전망 강화’에 앞으로 2년 동안 31조3천억 원을 투입하여 일자리 55만개 창출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촛불혁명에서 나타난 주권자 여망에 따라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보다 확실하고 분명한 개혁과 새로운 민주공화국 완성을 요구하는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에 따라 당선된 절대다수의 민주개혁성향의 20대 국회의원들이 의지와 노력이 다수 국민들의 요구와 합쳐진다면 무엇이든 실현할 수 있는 민주공화국 100년 역사상 최대 호기이다.

녹색전환 선도국가로 나아가는 길에 어떤 장애물들이 놓여 있을까? 이제는 누구나 입을 열면 ‘그린 뉴딜’이 올바른 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예 대놓고 “녹색성장과 그린 뉴딜은 동일한 것이다”라고 단언하는 이도 있다.(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ytn 2020. 3. 24. https://www.youtube.com/watch?v=QyhnYPMcr-g&t=36s) 참 한심하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낡은 사회체제에서 새로운 사회로 대전환하는 데 ‘새로운 녹색 합의’는 분명히 중요한 계기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를 위한 실현조건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나누어보자.

(계속)


 

<자료>

제레미 리프킨의 국회 그린뉴딜 토론회 기조연설(2020. 6. 10)

이렇게 함께 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오늘 이야기의 시작은 우울하겠지만 끝은 희망적인 성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세계 GDP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그랬죠. 생산성이 지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구조적 실업이 발생했고, 특히 21세기 노동시장에서 일을 찾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슈퍼 리치와 나머지 사람들 간의 불평등

숫자로 이야기를 풀어보죠. 19세기와 20세기의 두 차례 공업혁명 이후 우리는 현재 다음과 같은 상황 속에 있습니다. 분명히 인류의 절반은 공업화 이전 우리 조상보다 더욱 잘 살고 있습니다. 확실하죠? 하지만 빈곤선인 하루에 5달러 이하를 벌며 사는 인류의 40%는 공업화 이전 보다 더 잘 산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절반은 공업화 이전보다 훨씬 잘 살까요? 눈에 띄게 잘 사는 건 아닙니다. 물론 슈퍼 리치는 아주 잘 살고 있죠. 현재 세계 8대 부자의 부를 모두 합하면 전 세계 인구 절반이 축적한 부와 맞먹습니다. 35억 명이나 되는 인구죠. 이러한 슈퍼 리치와 나머지 사람들 간의 불평등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경제가 나빠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난 2세기 동안 공업화를 위해 화석연료에 기반한 에너지 레짐을 사용한 결과, 기후변화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고, 지금도 화석연료를 태우고 있습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우리에게 6번째 대멸종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고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과 미국인은 이런 사실조차 알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지구에는 4억5천만 년에 걸쳐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고, 이는 인류가 나타나기 한참 전의 일입니다. 대멸종이 있을 때마다 지구의 화학적 구성이 크게 바뀌는 임계점들을 넘어 섰고 대규모로 종들이 사라졌습니다. 우리 모두가 과학자들이 하고 있는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6번째 대멸종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80년 안에 지구 생물종의 절반 이상이 사랒ㄹ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대규모의 멸종이 있었던 건 6만 5,000년 전이며, 수천 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일어난 놀라운 일

우리는 위기 속에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유, 아시아, 미국의 젊은이들이 깨어나고 있으며, 지난 1년 반 동안 매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 Z세대 고등학생, 한국과 여러 국가의 밀레니얼들이 세 차례에 걸쳐 거리를 점령하고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를 펼쳤습니다. 직장에 다미는 밀레니얼 세대의 형제자매들도 사무실에서 나와서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140여개 국에서 수백만의 젊은이들이 거리에 나와 기후 비상사태 선포와 글로벌 그린 뉴딜을 요구한 것입니다.

우리가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명확하게 말씀드리죠. 한국과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벌이고 있는 이 시위는 과거 그 어떤 시위와도 다릅니다. 과거에도 사회적 불만, 경제, 종교, 인권 문제에 관한 시위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위는 다릅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경제·사회적 배경이 다른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와 그들 스스로를 멸종위기에 처한 하나의 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들은 다른 생명들도 인간과 같은 진화적 흐름에 포함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생물권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공동체란 것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인류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세계관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인간은 무엇이고, 우리가 서로에 대해, 다른 생명에 대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해 어떠한 책임이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변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경제 비전이 필요합니다. 설득력 있는 비전이어야 합니다. 이 비전을 추진하고 빠르게 구현할 전략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

앞으로 20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한국과 다른 모든 국가는 탄소 기반 문명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20년이면 한 세대죠. 과학자들은 우리가 이걸 해내지 못하면, 즉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지 못하면 홍수, 가뭄, 산불, 허리케인 등 기후재앙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생태계 파괴는 더욱 심해지고, 붕괴는 앞당겨질 것입니다.

따라서 한 결음 물러나 과거의 중요한 경제 혁명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를 이해하면, 동반적 관계인 한국과 세계가 따라야 할 로드맵을 만들 수 있고 글로벌 그린 뉴딜을 통한 전환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역사상 최소 일곱 번의 대규모 경제 패러다임 전환(major paradigm shifts)이 있었습니다. 무척 흥미롭죠. 자주 일어나는 일도 아니며, 세 가지 요소가 한 번에 갖춰져야 우리의 사회 경제 정치적 삶의 방식이 변화하게 됩니다.

세 가지 중 첫째는 커뮤니케이션 혁명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욱 복잡한 관계 속에서 경제사회적 삶과 거버넌스를 조직할 수 있게 해 주죠. 둘째는 새로운 에너지원천입니다. 커뮤니케이션과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람들이 더욱 복잡한 관계 속에서 경제사회적 삶과 거버넌스를 관리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셋째는 새로운 이동 및 운송수단입니다. 역시, 더 많은 사람들이 더욱 복잡한 관계 속에서 경제사회적 삶과 거버넌스를 조율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커뮤니케이션 혁명이 새로운 혁명과 만나고 그리고 새로운 운송 및 물류 혁명과 만나면 우리 사회가 매일매일의 경제 사회생활 거버넌스를 관리하고 추진하고 움직이는 방식이 완전히 변하게 됩니다. 이러한 인프라스트럭처 혁명은 우리의 시공간적 인식에 영향을 줍니다. 생활하고 일하는 공간을 변화시키고, 비즈니스 모델과 거버넌스를 탈바꿈시킵니다.

두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첫째는 19세게 영국의 제1차 공업혁명이고, 둘째는 20세기 미국의 제2차 공업혁명입니다. 영국은 세 가지 기술로 우리를 1차 공업혁명, 즉 화석연료 혁명으로 인도했습니다. 첫째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영국은 증기 인쇄를 발명했습니다. 더 이상 수동으로 인쇄할 필요가 없어졌죠. 커뮤니케이션의 큰 도약이었습니다. 값싼 교과서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학교, 학술지, 신문, 잡지 등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보를 도입했습니다. 영국 제도 전역을 연결하는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죠. 증기 인쇄와 전보라는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영국의 새로운 에너지원과 결합합니다. 바로 석탄이죠. 석탄은 증기 인쇄와 마찬가지로 증기 에너지를 활용하여 채굴되었습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에너지, 운송 및 물류의 변화가 합쳐진 1차 공업혁명은 우리의 거주 환경을 바꿔 놓았습니다. 영국은 증기기관 기술로 철로를 놓고, 철도와 기관차 등 국가 운송수단에 적용했습니다. 우리는 빽빽한 도시로 이주해 도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국가적 국내시장을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국가적 시장들을 관리할 수 있는 국민 국가를 만들게 됩니다.

20세기 미국에서 발생한 2차 공업혁명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에너지, 운송 및 물류가 만나 우리의 거주 환경, 사업 방식, 거버넌스를 바꿔놓았습니다. 당시 전화는 오늘날의 인터넷만큼이나 중요하고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이었죠. 전화 그리고 라디오와 텔레비전으로 이어진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값싼 텍사스산 원유라는 새로운 에너지를 만나게 되었고, 헨리 포드는 우리에게 새로운 교통수단을 선사합니다. 내연기관을 탑재한 자동차, 버스, 트럭 등이 그것이죠. 2차 공업혁명은 또 우리의 생활환경을 바꿨습니다. 철도에 기반한 밀집된 도시 환경에서 도로에 기반한 교외 환경으로 변화되었습니다. 경제 모델도 국가적 시장에서 세계화로 바뀌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세계화를 조정하기 위한 관리 기구도 설립했습니다. 2차 공업혁명은 2008년 정점에 달했습니다. 유가는 배럴당 147달러에 달했고,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2008년 7월 경제 전체가 셧 다운 상태였습니다. 그것은 2차 공업혁명의 커다란 경제적 지진이었습니다. 60일 이후 찾아온 금융시장의 붕괴는 그 여진이었지요. 지금 우리는 2차 공업혁명의 쇠퇴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동시에 기후변화와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의 가속화로 경제가 더욱 쇠퇴하고 있습니다.

 

예상되는 기후변화의 결과들

기후변화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수년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회성으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친 여섯 번의 주요한 감염병 대유행을 경험했습니다. 그 이유는 기후가 변함에 따라 인간이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하듯 야생동물들도 폭염, 가뭄, 산불, 홍수, 허리케인 등을 피해 이주하기 때문입니다. 동물이 인간과 함께 기후난민이 되어 이주하면서 바이러스도 함께 퍼지게 되는 것이죠. 동시에 생태계도 붕괴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이 개발로 인해 생태계가 좁아지면서 바이러스도 달리 갈 곳이 없어지고 인간 거주지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게 된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팬데믹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될 겁니다. 인간은 실내와 실외 생활 방식을 가지게 될 겁니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실내 생활을 했다가, 백신이 생기면 다시 밖으로 나가는 거죠. 한 동안 자유를 누리다가 다시 새 바이러스가 공격해 올 겁니다.

화석연료와 공업혁명의 종말이 찾아온 동시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너무나 많아져 생태계 붕괴,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의 증가, 6차 대멸종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3차 공업혁명을 겪고 있습니다. 공업혁명 3.0이죠.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죠. 메르켈 총리가 당선되었을 때, 저에게 첫 몇 주간 베를린으로 와 자신의 임기 동안 독일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 창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전 이렇게 말했죠.

“총리님, 기업들이 중앙집중화된 커뮤니케이션,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기반한 에너지, 내연기관을 사용한 도로, 철도, 수상 및 항공 운송에 기반한 20세기의 2차 공업혁명 인프라에 묶여 있는데 어떻게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겠습니까? 독일과 전 세계 공업국가를 움직인 인프라의 생산성은 21세기 초반에 이미 정점을 찍었습니다.”

시장 개혁, 노동 개혁, 재정 개혁을 하고 온갖 종류의 스타트업을 활성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기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2차 공업혁명 인프라스트럭처에 묶여 있다면 경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기후 재난과 감염병의 유행은 늘어만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메르켈 총리를 만난 첫 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 에너지 기술, 운송 및 물류 기술이 결합된 3차 공업혁명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제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한국, 한국 기업, 한국 사회와 직결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3차 공업혁명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인터넷이 도입된 지 29년에서 30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40억 명의 인구가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 손에 있는 스마트폰 한 대의 처리능력은 인류가 달에 도달했을 때 사용되었던 전체 처리능력보다 큽니다. 이제 디지털화된 세계의 커뮤니케이션 인터넷은 디지털화된 재생 에너지 인터넷과 결합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중국과 미국에서 수백만 명이 자신들의 직장과 집과 지역 사회에서 자신들이 소유한 태양광, 풍력을 통해 전력을 직접 생산하고 있습니다. 남는 에너지는 디지털화가 진행 중인 국가 전력 인터넷으로 보내집니다. 이들은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다른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인터넷상에서 뉴스와 지식과 즐길 거리를 공유하는 것처럼 말이죠.

 

에너지 인터넷

이제 이 두 개의 인터넷, 즉 첫 번째는 우리 모두가 보유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인터넷이고, 두 번째는 수백만의 사람들이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알고리즘과 빅 데이터를 활용해서 공유하는 고성능의 대륙 내 전력 인터넷입니다. 두 번째 인터넷은 조만간 대륙을 넘어 전 세계로도 공유될 것입니다. 이 두 인터넷은 이제 세 번째 인터넷과 만나고 있습니다. 바로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 인터넷을 통해 충전된 전기와 연료전지 자동차로 이루어진 운송과 물류 인터넷입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이 자동차들은 자율주행이 적용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지식, 뉴스, 정보를 커뮤니케이션 인터넷에서 공유할 때나 태양광과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국가 전력 인터넷망에서 공유할 때 사용하는 빅 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이용해서 관리하게 될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인터넷, 즉 이미 활용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인터넷과 이미 부상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인터넷과 디지털화된 전기차와 연료전지차의 운송 인터넷은 새로운 건물 환경을 필요로 합니다. 기존의 건물은 탈바꿈될 것입니다. 기후 재난을 견뎌낼 수 있도록 개조 및 보수를 하고 건물 하나하나가 엣지 컴퓨팅 시스템을 갖춘 노드(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장치)가 될 겁니다. 그럼 중앙 집중화된 대형 데이터센터나 글로벌기업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모든 건물은 기후변화에 견딜 수 있도록 개조될 겁니다. 그러면서 지역 및 세계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연결하는 엣지 데이터 센터(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단말장치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데이터 센터)도 갖추게 되죠. 모든 건물은 옥상에서는 태양광을, 지하에서는 지열을, 인근 자연환경에 따라 풍력을 활용하는 소형발전소로 변신할 것입니다. 또한 전력저장장치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전기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거나, 낮의 피크 시간대에는 전기를 주고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모든 건물들이 전기자동차 충전소가 될 것입니다.

전기자동차 전체도 전력원이 됩니다. 한국의 전력망이 특정 시간대에 전기가 필요하면 차에 충전된 전력의 일부를 다시 전력망으로 보내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전력 공급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커뮤니케이션-전력-운송 인터넷과 완전히 개조되어 사물 인터넷 노드가 된 건물이 연결됩니다. 센서를 통해 여러분의 가전제품, 충전소, 저장장치,, 전기자동차와 연결이 됩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은 그린 뉴딜을 위한 재생 전력 공유에 적극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진행형의 제3차 공업혁명

3차 공업혁명은 새로운 생활환경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킬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 느린 전통적인 자본주의 시장으로부터 스마트하고 디지털화된, 탄소배출 제로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소유에서 이용으로, 시장에서 네트워크로, 판매자와 구매자에서 공급자와 사용자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부의 척도인 국민총생산(GDP)에서 삶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로 전환중입니다. 경제 성과를 생산성 대신 재생성으로 평가하고 비즈니스 과정에서 외부성 대신 순환성을 고려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경제사회생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거버넌스의 형태를 변화시킬 혁명입니다. 이것이 3차 공업혁명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가 필요합니다. 이 혁명은 한국과 세계 각국에서 지역적인 거버넌스를 더욱 필요로 합니다. 한국의 중앙정부가 비전을 세우고, 전략을 수립하고, 새로운 규범 규제 기준의 정립과 조정을 담당한다면 지역에서 ‘수평적 협의체, peer assembly, 전환 과정의 각 단계에 즉각적으로 참여하고 의견과 피드백을 제공하는 지역 사람으로 구성된 수평적 협의체’를 설립하는 것은 지자체의 역할입니다. 수천 명의 지역 주민을 한데 모으는 것은 국가 수준의 단체도, 포커스 그룹도 아닙니다. 유럽처럼 지역별로 ‘수평적 협의체’에 지역 시민들이 1년간 참여하여 그린 뉴딜을 위한 스마트한 디지털 3차 공업혁명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지역 로드맵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지역 정부는 지역의 로드맵을 한국 정부의 전체적인 비전에 맞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수평적 협의체’는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몇 세대에 걸쳐 정착되어야 할 새로운 수평적 거버넌스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이러한 디지털하고 스마트한 그린 뉴딜의 미래에 동참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끝으로 한국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대표적 성공사례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사실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기반이 없던 상태에서 세계 12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강한 의지와 결의를 보여주었고, 이는 한국의 과거를 대표하는 특징이 되었습니다. 이는 여러분의 문화적 DNA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성공한 것은 어려움이 무엇인지 겪어봐서 알기 때문입니다. 외세의 침략을 당하고 수 세기 동안 외부의 정치적 개입과 싸워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책임감 있게 공동체를 지켜냈습니다. 이는 여러분의 문화적 DNA에 들어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일어나야만 하는 일은 한국이 다시 한 번 리더쉽을 보이는 것입니다.

 

한국은 전 세계를 그린 뉴딜로 이끌어야

한국이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그린 뉴딜로 이끌어야 합니다. 여러분에게는 3차 공업혁명에 필요한 자원이 있습니다. SK와 같은 세계적 통신회사와 삼성과 같은 세계적 전자부품회사가 있습니다. 현대·기아와 같은 세계 정상급 자동차 회사도 있죠.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추었지만 한국은 매우 뒤처져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화석연료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화석연료 의존성에 있어서는 세계 3, 4, 5위 안에 듭니다. 하지만 이제 화석연료 문명이 붕괴하면서, 수조 달러 규모의 좌초자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틸리티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과 풍력의 균등화발전비용이 천연가스·석유·원자력·석탄보다 싸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시장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구식 에너지 체제에 묶여 있습니다. 전환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은 많지만 한국전력은 매우 뒤쳐져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뉴스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전력도 이제 정신을 차리는 것 같습니다. 국가 디지털 전력망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좋은 소식입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한국의 국민,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달렸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더욱 야심차게 변화를 추진하도록 밀어붙이고 압박해야 합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도 대단했습니다. 그린 뉴딜에서 한국이 리더쉽을 보이겠다는 발표를 하는 등 대담한 행보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인프라스트럭처를 계획해야 합니다. 우리를 뒷받침해 준 것은 파리기후협약에 동참한 1만 1천 개의 도시입니다. 한국의 도시들을 포함하여 이들 중 어느 도시를 여러분이 가더라도 그 도시의 시장은 10대의 새로운 전기 버스와 20개의 탄소배출제로 건물, 그리고 새로운 자전거 도로를 보여주겠지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모두 소규모 시범사업에 불과합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그린 뉴딜은 21세기의 한국을 운영하고, 동력을 제공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인프라스트럭처로의 완전한 전환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많은 그린 뉴딜 제안은 개별적인 시범사업을 늘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 무엇도 1차와 2차 공업혁명에 견줄만한 인프라 전환을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요청합니다. 이 인프라스트럭처 혁명을 주도해 주세요. 40년 정도 걸리는 전환 계획이 필요합니다. 첫 20년 내에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3차 공업혁명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할 수 있으며 미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와 수천 개의 새로운 기업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도 20년 내에 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 이 토론회 자리를 빌어 기후 비상사태 선언과 그린 뉴딜을 요구한 한국의 풀뿌리 정치와 시민사회 운동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한국 정부가 리더쉽을 보인 것도 훌륭합니다. 이제는 말에서 실천으로 옮겨가야만 합니다. 필요한 자원을 투자하고, 한국의 디지털 3차공업혁명과 탄소배출제로경제를 현실로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가진 문화적 재능, 훌륭한 기업과 산업체, 공동체 의식으로 한국과 아시아, 미국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교류했으면 합니다. 또한 저와 제 팀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정부 또는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영광으로 여기고 지원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hNEWA5gwVA&t=3855s

허 상수

현재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장 / 전 성공회대 교수·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 고려대학교 사회학 박사, 전공영역: 인권 및 과학기술사회학, 연구주제: 지속가능한 사회, 이행기 정의, 정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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