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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대표는 말한다. “미국에 협상 마감 시한은 없다.(12.16)” 발언 취지로만 본다면 미국은 ‘북이 얘기해온 연말’이란 시한에 개의치 않으며 계속 협상해 나가고 싶다는 정도의 의미 같다. “우리는 시한 없다. 일하자”는 동 발언에서도 같은 속내가 읽혀진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하지만, 이 발언은 명명백배하게 틀렸다. 이유는 미국 자신은 갑(甲)이고, 북은 을(乙)이라는 인식과 비례되어져 이 인식은 결국 마감 시한 결정권은 오직 미국 자신에게만 있다는 오만함으로 연결되어져서 그렇다.

그래서 만약 이 논리를 북이 수용하게 된다면 북은 협상 종료될 때까지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아무런 국가적 행위 없이 무조건적으로 인내하고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이 시한과 기간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줘야한단 말인가? 동등하지 않는 공정성이다.

시한이 있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지금의 문제, 즉 미국이 북의 요구인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시간의 문제라기보다는 자국이 처해있는 정치·군사적 및 정파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는 미국이 풀어내어야 할 숙제이지, (이 숙제를) 자신들이 풀지 못한다하여 그 책임모두를 상대방인 북에게만 전가한다? 정직하지도 외교적이지도 않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협상을 계속 하겠다 면서도 미국은 북에게 줘야할 보상과 양보가 전혀 없다. 이른바 북은 미국과의 적대 관계개선을 위해 핵실험도, ICBM발사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도 단행하였지만, 이 선의에 대해 미국은 그 어떤 보상이나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

명백한 대북제재결의 위반이다. 웬 대북제재결의 위반? 유엔결의안 239728(강조, 필자. 이 결의안에는 명백하게 대북제재 결의안이란 용어는 없다. 원문도 제재를 의미하는 ‘sanction’이 아닌 ‘Resolution’ 결의안또는 해결책이 나오며 연번호가 있을 뿐이다. 해서 결의 제0‘ ‘0호 결의라 번역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그런데도 유독 북에게만 대북제재 결의안이라고 번역하고 일반화하는 것은 분명 다른 의도 때문이다. ‘해결보다는 제재에 방점 찍고 싶어 하는 미국과 분단적폐세력들의 농간 말이다.)에는 ‘북(조선)이 결의안을 준수하는 정도에 따라 (제재를 강화 또는) 수정·중단·해제할 수 있도록’한 조항이 있는데, 이 조항을 과연 미국은 이행하고 있으며 그럴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과 미국은 ‘유엔결의안 2397호 28항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이고,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역행하여 제재를 강화한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즉, 자신들은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으면서 협상을 계속 하자고 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은 하나도 보상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목적인 북의 추가적 군사도발을 막고자 하는 자신들의 국익만 앞세우는 이율배반적 도발행위 다름 아니다.

공정하고 대등해 될 약속이 이렇게 어느 일방(=북한)에만 적용되고, 희생적으로 적용되어져서는 안 된다는 일반적 정의를 위배한다.

그래놓고 생각을 한번 잠깐 해보자. 미국은 당연히 자신들이 지켜져야 할 시간이 없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트럼프에게는 당장 좋다. 재선활용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도 패권지위를 계속 유지하는데 시간에 쫒기지 않는다. 북의 군사적 도발이 없는 한 손해 볼 것이 없다.

그러니 계속 그렇게 갑 질 해나가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북은? 절대적으로 그렇지(=괜찮지) 않다. 모든 주권국가가 규범적으로 보장되어있는 자주권과 발전권이 침해당해 북은 엄청난 고통과 곤란을 계속 겪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①대북제재가 지속됨으로 인해 국가의 정상적인 경제발전 경로를 왜곡시킨다.

②국가 간 외교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국가경쟁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③정전협정의 지속으로 인해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계속 시달려야만 한다.

▲다음으로는 등가의 문제이다. 즉, 북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대가는 경제적 혜택이나 번영에 대한 언급 정도이다. 이걸 믿고 북이 핵을 포기한다? 너무나도 처절한 반면교사가 있어 이 논리는 북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날강도의 논리와 똑같다.

리비아의 경우가 그 예다. 미국으로부터 핵프로그램을 폐기만 하면 경제지원 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리비아는 핵프로그램 폐기했다. 그런데 돌아온 미국의 약속은 약속한 경제지원은 고사하고, 내전을 빙자한 미국의 공격에 무너졌다. 이걸 너무나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북이 그 말만 믿고 핵을 폐기한다? 불가능한 상상력이다.

동시에 확실한 등가가 보장된 것도 아닌데, 달리 말하면 안보와 군사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등가가 안보와 군사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등가여야 한다고 한다면 북과 미국 사이에 존재하는 공정하고도 공평한 등가는 적대정책 철회 대(對) 평화협정체결을 중심에 놓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보장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 약속은 하지도 않고, 양보해 지금 한 약속도 미국 자신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쥐꼬리만 하게, 그것도 가역적인 방식으로만 하겠다는 것이고, 반면 북에게는 사실상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하는 미국의 태도야 말로 현찰 받고 어음 주는 격, 그것도 의도된 부도어음에 가까운 것을 주겠다니 말도 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 미국은 위에서 확인받듯이 자신들이 지켜야 할 유엔의무는 하나도 지키지 않으면서 북 보고는 핵·미사일 활동을 재개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전면전을 경고하는 미국이야 말로 완전 사기범이고 범죄국가가 아니고 뭣이란 말인가?

하여 굳이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정당하지도 외교적이지도 못한 방식으로 시한을 무한정 연장하려는 미국의 태도야 말로 제아무리 선의적으로 이해하려 해도 일방적이며 패권적이고, 마피아집단과 너무나도 똑같은 폭력적 범죄 집단이라고. 또 이런 ‘나쁜’폐단을 막으려면 오히려 국제사회가 미국에게 (마감)시한을 줘 유엔외교를 정상화해야 된다고.

해서 다시한번 강조할 수밖에 없다. 백번양보해 재선을 앞두고 반드시 외교성과를 보여줘야 할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리고 그 유일한 외교적 성과가 북의 추가 군사행동(ICBM 발사 등)은 막아지면서도 예의 ‘bad deal’까지는 안가는 그런 외교적 성과라고 한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트럼프 행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이자 곤궁함이지 북이 풀어야 할 숙제이고 곤궁함은 아니지 않는가?

다른 말로는 북의 입장에서는 계속 시간을 유예하고, 고통을 감내해가며 인내해야 할 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협상이 결렬되면 결렬된 상태에서 주권국가로서의 국가행위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으며 그 활동으로 미국과 다시 협상의 룰(rule)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연동해 지금의 문제가 시한의 문제라기보다는 위에서 확인받듯이 미국이 처해있는 정치·군사적 환경과 정파적 이해관계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한다면 북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질 필요는 없다. 하여 북의 입장에서는 협상 시한을 정해놓고 미국에게 요구할 자기근거와 주장, 입장을 충분히 분명하게 가질 수가 있는 것이다.

정당성도 비교적 명확하다.

▲우선은, 2017년 11월 29일 국가핵무력완성 선언이후 단 한 번도 유엔결의 위반을 한 적이 없다. 핵실험과 ICBM을 발사한 적이 없다는 말이고, 비례해 이에 대한 상응 대가를 유엔결의 정신에 비춰 미국에게 충분히 요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시한을 정해 그 이행정도에 따라 다음 전략을 선택해야 될 명백하고도 분명한 근거가 북에게는 있다. 다름 아닌,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올 12월 31일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라며 충분한 시간과 명분을 줬기 때문이다.

적용하려면 이렇듯 그것이 비록 시한이라 하더라도 똑 같이 두 국가(=북, 미국)모두에게 공히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민플러스, 2019년 12월 21일에 게재된 글입니다 (필자와 협의하여 수정 후 본지에 실린 것임).

김광수

정치학 박사(북한정치 전공) · 『수령국가』 저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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