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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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6월말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에 서방언론과 인터뷰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세기 이후 서구사회를 지배해온 ‘자유주의 사상은 이제 시효를 넘겼다( Liberalism is now overdue)’ 라고 선언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푸틴의 선언에 대해 서구 사회내에 격렬한 반대의 논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서구의 현자로 불리는 FT의 수석 해설가 마틴 울프가 아래와 같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본 칼럼 기사로 한국의 지식인들 사이에도 활발한 토론이 격발되기를 기대한다.


자유주의라는 이념이 의도했던 것보다 오래 지속된 감이 있습니다. 이제 서구 주요 국가들은 다문화주의와 같은 자유주의 사상의 중요한 일부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푸틴의 인터뷰 중에서”

이와 관련하여 블라드미르 푸틴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역사의 옳은 방향에 서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크 트윈도 이야기했던 바와 같이, ‘자유주의의 죽음’이라는 비판은 과장되었다.

자유주의 사상의 핵심에 근거한 사회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기에 이를 공격하는 적으로부터 자신을 옹호해야 마땅하다.

“자유주의”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앞서 나는 특히 미국 독자들이 자유주의는 보수주의의 반대라는 의미를 잊기를 부탁한다. 자유주의가 보수주의에 반대라는 의미는 이민자들이 새로운 대륙을 찾아 자유주의적 개념의 나라를 세운 고유의 맥락에서만 말이 되는 독특한 미국적 의미이다. 유럽인에게는 자유주의란 (수구적) 권위주의와 반대되는 의미이다.

토마스 제퍼슨이 독립 선언에서 “생명, 자유, 행복 추구”에 대해 썼을 때, 그는 위대한 자유주의 사상가 중 한 명인 존 로크의 말에서 “자산”을 “행복”으로 대체하고 있었습니다. 자유주의라는 단어는 ‘Liber’ 라는 어원은 노예와 반대 되는 자유인을 표현하는 라틴 형용사에서 파생되었다.

자유주의는 엄밀히 말해 ‘철학이 아닌 태도’이기도 합니다. 모든 자유주의자들은 개인으로서 인간이 지닌 주도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들은 인간이 자신 스스로를 위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이며 이러한 믿음은 매우 근본적인 것이다.

이는 국민들 개개인이 자신의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공공 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입장은 우리가 “자유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시스템에서 실현되어 왔고, 자유주의자들은 개인이 경제적, 정치적 권리에 의존한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제도들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독립적인 법률 시스템이 요청된다.  그러나 동시에 개인은 독립적인 경제 참여자를 수용하는 시장, 의견의 확산을 허용하기 위한 자유 언론, 그리고 정당들이 정책을 조율하는 것에 의존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구 뒤에는 부패를 억제하는 데 필요한 사적 이익과 공적 목적의 구별, 시민의식, 관용에 대한 믿음 등을 포함한 가치와 행동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자유주의는 상충하는 가치 사이의 균형을 요구한다.

일단의 자유주의자는 자유 경제를 추구하기에 적극적인 정부개입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이들은 국민의 평등을 더 중요시 여기며 금권정치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넓게 말해서 모두 자유주의에 속한다.

푸틴은 자유주의의 적이다. 그는 전제군주제 독재정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애슬룬드가 러시아의 부패(crony)자본주의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푸틴은 “1990년대 러시아에서 출현한 신흥 자본주의,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주도면밀하게 말살했다. 대신, 그는 국가에 대한 무제한적인 권력을 이용하며 법치의 반대에 동의하는 그의 측근들에 의해 통제되는 강력한 수직 권력을 형성”했다.

자유주의의 성공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세계은행의 “자유(목소리) 및 신용” 척도와 헤리티지 재단의 “경제 자유 지수”를 결합해서 사용한다. 경제적, 정치적 자유는 함께 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둘 다 법의 지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 방식으로 자유주의를 측정해 보면 자유주의와 번영은 플러스의 연관성이 있다. 자유주의 사회는 부유하고 부유한 사회는 자유주의적인 경향이 있다.

푸틴 대통령 집권아래, 러시아는 자유주의를 외면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 경제 상황은 좋지 않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1인당 평균 GDP 성장률은 연 1.8%에 불과했다. 사회적 통합의 속도도 점점 느려지고 있고, 속도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푸틴 대통령이 세계무대에서 취하고 있는 자세는 러시아 국민들이 정권의 부패와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부터 관심을 돌리는 방법의 일환이다. 보다 성공한 중국 경제의 사례만 봐도, 시진핑이 더 큰 국가 통제와 정치적 탄압으로 고개 돌린다면 중국의 동력을 악화시킬 것이란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푸틴이 한가지는 옳았다.

자유주의 민주주의는 확실히 외부이민자를 수용하고 불평등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유주의 국가는 공유가치와 동시에 독자성(identity)이 필요하다. 그것을 통하여 이민자 수용과 문화적 차이가 완벽하게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잘 관리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류의 불만이 자유주의를 경멸하는 리더에게 권력을 실어주게 될 것이다. 불안정하고 부실한 균형은 곧 무너지게 될 것이다.

트럼프 미대통령이 투덜대며 벌리는 것들 중 대부분은 그러한 규범 중 특히 자유 언론과 독립적인 사법 제도에 대한 그의 경멸을 나타낸다. 그런 와중에 자유 민주주의가 “비자유 민주주의”로 바뀔 위험이 있는데, 이는 사실상 자유 민주주의도 아니고 민주적이지도 않다..

2019년 세계 자유에서 미국의 독립 감시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는 세계 민주주의의 건강도가 13년 연속하여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보고에서 이러한 하락은 서구의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도 일어났으며, 민주주의 가치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지자인 미국이 그 길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부분이 사실 우려되는 점이다. 자유주의는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접근방식이다. 하지만 많은 자유민주주의 사람들 특히 그중에서도 엘리트 층이 개인과 사회, 세계와 자국, 자유와 책임의 균형에 대해 잊고 있는 것 같다.

자유주의는 유토피아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며 지속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가장 소중히 받아들이면서 더불어 살고자 하는 접근법이다. 또한 이것은 비단 시작점 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접근법이 성공하도록 하려면 지속적인 적응과 조정이 필요하다.

푸틴은 이 말의 뜻이 무엇인지 전혀 모를 것이다. 그는 협박과 거짓말에 안주하지 않는 사회 질서를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가 더 잘 안다. 하지만 더 잘 아는 걸 떠나서 우리는 더 잘 실천해 나가야 한다.

2019-07 FT 기사중에서.

 

Martin Wolf(마틴 울프)

Financial Times 수석 해설가

열린광장 세계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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