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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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 칼럼에선 일대일로와 관련하여 그것의 연혁과 사업 취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2018년 한해만 중국과 ‘일대일로’를 건설하는 협력문서에 서명한 국가는 60개이었으며, 이들 국가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라틴아메리카 등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이미 누적 수로 중국은 122개 국가 및 29개 국제조직들과 170개의 정부 간 협력문서에 서명하였다. 일대일로는 그간 5년여의 발전경로를 거치면서, 비록 지역별로는 얼마간 차이는 있지만 그 수확이 하나 둘씩 가시화되는 단계로 들어서고 있는 중이라 판단된다. 지난 번 글에서도 중국경제와 일대일로 사업의 상관정도가 이미 상당히 높아 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같은 초기적 성과들이 과연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의욕이나 선의만 가지고서 모든 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일대일로 전략이 현실성을 갖지 못한다고 하면 그것은 단기적인 구호로 끝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우리는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 그리고 중국의 거대한 일대일로 전략이 5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계속해서 확대 발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하여 몇 차례 나누어 다루어 보려 한다.

 

1) 세계경제 주요모순과 일대일로

일대일로 사업의 향후 지속가능성은 그것이 우선 지금 시기 세계경제의 주요모순과 관련되며 그 해법으로 등장하였다는 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신자유주의적 지구화가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파산을 선고한 이래 세계경제의 주요모순은 바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되었다. 신자유주의는 부유층과 빈곤층, 소수 부유한 국가와 다수 빈곤한 개도국 간의 빈부격차를 한층 확대시켰으며, 전 세계적인 과잉생산 모순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일자리를 못 찾은 실업자들이 거리를 방황하는 반면, 다른 한편 가동을 멈춘 유휴설비가 늘어나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과잉자본이 넘쳐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일대일로는 바로 이 같은 세계경제의 불균형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일대일로의 강령적 문서라 할 수 있는 <비전과 행동>(推动共建丝绸之路经济带和21世纪海上丝绸之路的愿景与行动)은 다음과 같이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을 포함한 모름지기 전 지구적 차원의 ‘균형전략’으로서의 일대일로를 소개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글로벌 균형 지속 가능성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플랫폼을 제공한다. 일대일로’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아우르는 ‘남남협력’과 ‘남북협력’의 통일로서, 전 세계 균형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된다.……일대일로 건설에 참여하는 개도국으로서는 중국의 경제발전 ‘쾌속차’에 편승함으로써 자신의 산업화와 현대화 실현을 위한 역사적 기회를 제공받으며, 강력한 남남협력 추진 등 남북 간 협력의 폭 넓은 전개와 함께 남북대화 증진과 남북협력의 심도 있는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구적 차원의 재균형 실현과 관련해서 볼 때 아래 글은 좀 더 그 의미가 실감나게 다가온다.

“전통적인 세계화는 바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바다에서부터 발생하였기에 해안지역과 해양국가가 먼저 발전하였고, 육상국가와 내륙은 낙후되고 거대한 빈부격차를 형성하였다. 전통적인 세계화는 유럽이 개척하고 미국이 빛을 발하게 하였으며,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서방중심론’으로 인해 동양은 서양에 종속되고, 농촌은 도시에, 그리고 육지는 해양에 종속되는 등의 일련의 불균형과 불합리를 야기하였다. 오늘날 일대일로는 전 세계적인 재균형을 추진한다. 일대일로는 서쪽을 향한 개방에서 서부대개발과 중앙아시아와 몽골 등 내륙국가와 내지의 개발을 이끌며, 국제사회에서 지구화의 포용적 발전이념을 추구한다. 또 일대일로는 중국의 양질의 생산능력과 비교우위 산업을 적극 보급해서 그 연도에 있는 국가들이 먼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역사적으로 중앙아시아 등 실크로드 일대가 동서 교역문화 교류의 통로로만 활용됨으로써 발전의 ‘낙후지역’이 된 면모를 바꾸게끔 만든다. 이는 유럽인들이 개척한 세계화가 초래한 빈부격차와 지역발전 불균형을 넘어서 항구적 평화, 보편적 안전, 공동 번영의 조화로운 세계의 구축을 추진하는 것이다. “(“一带一路”的三重使命(望海楼),王义桅,人民网,2015年03月28日)

이는 매우 변증법적인 서술이다. 그간 인류역사에 있어 세계화를 지향하는 운동이 해양세력과 서구중심의 발전이었음을 지적한다. 그리하여 그 결과로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하였으며, 이에 대한 ‘재균형’의 필요성으로부터 새로운 전략인 일대일로 등장의 필연성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신자유주의로 야기된 현 세계경제 불균형의 핵심문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발전수준의 현저한 격차로부터 발생하는 불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적 방식의 지구화 추진으로 자본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의 축적운동을 본격화하였다. 이는 선진국 기업들이 값싼 노동력과 저렴한 지대를 찾아 중국과 동남아 등 일부 개도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정보기술 덕택으로 성능이 더욱 좋아진 기계설비와 결합하여 생산의 효율성은 고도로 높아진 반면, 소비는 그 보다 훨씬 못 미치게 창출됨으로써 수요와 공급 간의 모순은 한층 격화되었다. 개발도상국은 비록 그 같은 상품을 직접 생산하긴 하였지만,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으로 인해 자신이 생산한 제품들을 소비하지 못하고 단순 제조기지로 전락하였다.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대부분 다국적기업의 모국인 선진국으로 수출되어 소비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리하여 전 세계는 제조중심과 소비중심이 분리되는 기형적인 이원적 구조가 출현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한편, 선진국의 유효수요 역시도 중국 등 전 세계 제조중심 국가들로부터 대량으로 밀려드는 생산품들을 모두 소화시켜 낼 만큼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경우 산업 공동화로 인해 다수 대중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한 채 실질임금은 오랜 세월 제자리걸음만을 하였다. 비록 금융적 기법을 통해 일정 기간 ‘거품수요’를 창출할 수는 있었지만, 그것만 가지고서는 세계 각지로부터 몰려드는 제품들을 모두 소화시켜 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마침내 폭발한 것이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다. 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신자유주의 모순이 한꺼번에 드러났으며, 이후 진행에서 보듯 국제적 차원에서 세계경제를 관리통제 할 수 있는 상부구조의 부재로 말미암아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경제는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여전히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세계경제의 이 같은 불균형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이미 원인을 찾았으니 그 해결책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 세계경제에서 소비중심과 제조중심으로의 이원화가 발생한 것은 그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다국적기업 즉 국제독점자본 위주로 추진된 것과 관련이 있다. 이들의 투자는 일부 개발도상국에 편중되었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수혜를 받지 못하였다. 또 이들의 투자가 진행된 국가들에 있어서도 그 나라의 내재적 발전을 이끄는 데까지 나가지는 못하였으며, 국제독점자본의 요구에 따라 이들 국가들은 단순 저임금 노동력만을 제공하는 생산기지로 머물러야 했다. 이로부터 이들 개발도상국들은 자체 내수시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였다. 이 같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일종의 ‘약탈적 방식’의 세계화에 불과하며, 다음 4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즉 ①다국적 기업 중심의 세계화 ②투자처의 편중성 ③저임금 단순 생산기지로의 활용 ④개도국의 내재적 발전을 추동치 못한 한계 등이 그것이다.

이미 지구적경제가 성립된 상황에서 지금 시기 세계경제의 불균형은 이 같은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관계를 바로잡을 때라야 비로소 풀릴 수 있다. 특히 개도국들의 전반적 발전을 이끄는 가운데서만 해결될 수 있기에, 현 시기 세계경제의 핵심문제는 ‘개도국의 전반적 발전문제’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앞서 지적한 세계경제 주요모순에 대한 해결방안이기도 하다. 이미 신자유주의 하에서 형성된 과잉생산 문제는 기존 시장의 조정만 가지고서는 해소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며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이라는 거대 국가의 산업화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사실과, 여기에 더해 지금 한창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새로운 고도한 생산력발전 요인을 추가할 경우 더욱 그러하다.

사실 지난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면 1960년대 이후 자본주의는 스스로 초래한 과잉생산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과잉자본을 해외로 점차 이전시킴을 통해 탈출구를 찾아 왔다. 이로 인해 1970~1980년대에는 ‘아시아의 4마리 작은 용’이라는 신흥공업국들이 생겨났으며, 1990~2000년대 초에는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 5개국’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지금은 이 같은 생산요소의 재배치가 전 지구적 차원에서 더욱 전면적으로 전개되지 않으면 안 될 단계에 이르렀다. 변증법의 양질 전화의 법칙대로, 14억 인구를 지닌 중국이 이미 산업화에 성공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류의 생산력발전이 ‘지수(指數)식 성장’(기하급수적 성장)을 이루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만큼, 해결방식에 있어서도 질적 변화를 요구받게 되었다. 그 점이 ‘개도국의 전반적 발전’이 필요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개도국의 전반적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앞서 신자유주의가 추진했던 지구화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어야 하며, 이와 관련하여 다음 두 가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는 대내적 차원에서 개도국들은 일정한 유기적 연관을 갖는 내포적 산업화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개도국들은 대외적으로 자신의 비교우위를 살려 국제 분업에 활발한 동참이 가능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신자유주의 하에서 개도국의 경제개발은 그 나라의 특성과 내재적 요구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투자주체인 다국적기업(국제독점자본)의 요구에 따라 단선적이고 편향적인 경제성장만을 추구하였다. 이 때문에 일부 수출과 관련된 부문이 기형적 발전을 이루는 이외에는, 개발도상국의 전체 국민경제의 발전에는 기대만큼 기여를 하지 못하였다. 이를 지양하기 위해선 다국적기업의 요구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자체의 필요성을 감안한 발전전략이 필요하며, 그 나라 국민경제가 일정 자립성을 갖출 수 있도록 1,2,3 차 산업이 어느 정도 균형을 갖춘 발전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초위에서 자신의 경쟁력 있는 분야를 특화시켜 국제 분업에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때만이 개도국은 지구화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며, 마지막으로 이러한 성장만이 자체 내부시장의 확대를 통해 전체 세계시장의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개도국의 전반적 발전’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 시기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인프라 건설이다. 이들 개도국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도로, 철도, 항만, 통신, 에너지 등의 기초시설(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어야만 선진국이나 신흥공업국의 남아도는 제조설비나 기술의 이전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부자가 되려면 길부터 닦아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인프라 건설이 예로부터 중시되었음을 보여 준다. 인프라는 일국 내에서든 국제교류에 있어서든 물자, 정보, 인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 질수 있게 하는 기초조건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대다수 개도국들이 경제개발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바로 인프라 결핍에 있으며, 외국 자본이 개도국에 투자 하는데 가장 주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프라 부족은 물류비용을 높여 개도국들의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과 값싼 토지와 원료가 갖는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끔 만든다.

일대일로는 그간 자신의 초기 사업 중점을 인프라 구축에 두어 왔다. 이점은 중국정부가 현 시기 세계경제의 주요모순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 같은 일대일로의 추진방향과 세계경제 주요모순 간의 조응성이야말로 일대일로의 성공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첫 번째 이유라 할 수 있다.

김정호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사회를 연구할 목적으로 16년간 중국 유학생활을 보냈다. 중국인민대학과 상해재경대학에서 각각 금융(학사)과 재정(석사)을 전공했고 최종적으로 북경대에서 레닌의 정치신문사상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8월 귀국하여 울산에 정착해 현재 울산 평등사회노동교육원에서 교육강사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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