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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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트럼프 대통령(이하, 대통령 생략)이었고, 역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하, 국무위원장 생략)이었다. 파격행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행보만을 놓고 보면 정치적 해석과 예측의 영역이 얼마나 부질없나 생각 든다.

하지만, 찬찬히 그 행간을 들여다보면 읽지 못할 파격도 없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동선이었고, 정치적 행보였다. 동시에 파격은 자신감이 있을 때만 가능한 행동이라 했을 때 두 사람은 수동이 아닌, 능동적 주체였다.

해서 트럼프와 김정은은 둘 다 win-win의 승자였다. 정치적 퍼포먼스(performance)의 승자가 트럼프라면(그렇게 보는 이유는 정치적 셈법이 너무나도 빠른 트럼프의 입장에서 보면 이 퍼포먼스에 응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정치적 셈법이 끝났다는 것이며, 두 가지 이득이 그것을 상징한다. 하나는 이번 깜짝 만남을 통해 재선에 유리한 정치적 활용이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섰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노벨평화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겠다는 그 정치적 동기이다), 김정은은 대범함과 인민의 지도자 이미지 승자이다. 그럼 문 대통령(이하, 대통령 생략)은? 아쉽게도 조연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름다웠고, 향후 행보에도 참으로 고민을 많이 던진 하루였다.

다음으로 이번 북미 정상만남(혹은, 회동. 그렇다면 왜 굳이 3차 정상회담이라 쓰지 않고, 만남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의제중심의 정상외교가 작동했다 라기보다는 정치적 이벤트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에서 읽어낼 수 있는 최고의 본질은,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세간의 관심사와는 달리 ‘북미 새로운 관계’수립의 여정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이른바 다들 ‘비핵화 속도 붙나…’ 그렇게 관심가질 텐데, 그것만 보면 이번 북미 깜짝 회동의 본질을 다는 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유는 동 위 해석; 비핵화 속도 붙나…은 1차원적인 정치해석이고, 형이상학적인 분석에 불과하고, 숨어있는 그 본질은 하노이 회담의 ‘합의 불발’에서 싱가폴의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정신으로 되돌아간 모멘텀(momentum)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한반도 비핵화의 추동력이 경제제재도, 비핵화의 개념과 범주문제도, 비핵화 이행로드맵도 아닌, 북미관계의 신뢰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번 깜짝 회동에서 이 본질적 상수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향후 북미행보에서 그렇게 봐야 할 근거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되어져서) 나올 수 있는 해법과 쟁점의 패가 이미 다 확인되어져서 그렇다.

해법은 단계적·동시적이고, 개념과 범주는 영변(우라늄 핵시설까지 포함, 하노이 회담 ‘합의 불발’이전까지는 ①우라늄 핵시설은 빠져있었다)과 하노이 회담의 ‘실질적’ 합의안; 종전선언과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대북제재 해제였으나, ‘합의 불발’이후에는 민생부분 5개부분만 우선적으로 해제으로 하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②영변 +@와 정치군사부분에서의 등가이다. 구체적으로는 영변 + ICBM(볼튼은 생화학무기까지 포함할 것을 주장했으나, 미국 내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무시되고 있는 경향이다)에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 그리고 미국의 핵우산정책 폐기가 그것이다.

해서 이번 북미 깜짝 회동을 통해 확인되어진 것은 위 ①안과 ②안 중 어느 하나의 안 중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새롭게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고, 그것도 극적인 효과가 가장 큰 DMZ에서 말이다. DMZ 퍼포먼스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상기하면 하노이 회담 합의 불발이후 김정은은 귀국하면서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전 세계에 전달했다. ‘이런 회담을 왜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그리고 올 연말까지 시한을 정하면서 미국에게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라며 기회를 한 번 더 준다고까지 했다.

그랬던 그가 마치 국제여론과 상황에 떠밀려 나오다시피 한 상황연출이 분명할 수도 있는 그런 모험을 감행했다면, 이는 분명 그만한 자신이 섰다는 말과도 같다. 이미 실무적으로는 1안과 2안 중 어느 하나의 안에서 ‘새로운 계산법’이 만들어져 가고 있고, 이 예측가능의 객관성은 트럼프가 회동 직후 발표한 ‘2-3주내 실무협상팀 구성’에서 재확인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의 발언과도 상치되고, 수령정치의 본질에서도 어긋날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DMZ에 올 리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워 이 문제를 바라봐야하는 이유가 발생한다.

첫째는, 트럼프만을 위한 깜짝 이벤트가 아니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둘째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북미 신뢰관계의 회복청신호는 단계적, 동시적 이행을 통한 비핵화 이행로드맵뿐이라는 사실이다. 그 사전조율이 이미 끝났다는 의미이다. 셋째는, 최소한 싱가폴 회담에서 합의하고자 했던 ‘실질’합의안; 영변핵시설 폐기에 대한 등가로 북미종선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대북제재 해제가 그 등가라 했을 때 이 필요충분조건에 대한 사전합의가 이뤄졌다는 의미이다.

그래놓고 본다면 이번 깜작 회동은 그 패에 대한 확인과 함께, 향후 여정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핵심쟁점인 개념과 범주, 이행로드맵에 대해 어떻게 좁혀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양 정상이 다시한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확인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깜짝 회동의 본질을 그렇게 짚어낸다면 향후 이 문제-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풀 열쇠는 다름 아닌, 북미 서로가 얼마만큼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느냐하는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단계별·동시적 이행은 신뢰관계 회복과 비례하고, 그렇게 비례해가야만 단계별·동시적 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질이 그렇게 읽혀지는 것이다. 그리고 방향에서 분명한 믿음과 신뢰를 확보해나갈 것이다. 해서 두 정상의 DMZ 판문점 깜짝 회동에서 우리가 읽어내어야 할 본질 그 두 번째는 향후 이뤄질 북미정상회담은 이유물문 핵군축 회담임을 안내해준다.

다시 말해 앞으로 진행되어지는 모든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논의는 국제원자력중심의 기술적 핵회담이라기 보다는 ‘정치적’으로 해결된다는 의미에서의 핵담판 정치회담이고, 이는 ‘사실상의’ 핵군축 회담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단계별·동시적 이행 그 자체가 핵군축회담일 수밖에 없고,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도 있다. (우리가 지금은 잠시 잊고 있지만) 과거의 트럼프 발언과 최근의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소환해내어 기억하면 금방 알 수 있다. 주목하면 분명 보인다는 말이다.

먼저는 트럼프 과거의 발언들이다. “완전한 비핵화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서 “20%만 비핵화 과정이 진행되면 되돌릴 수 없다. 그냥 다 핵무기를 없애자는 식이 아니라 임계점에 도달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CVID’ 방식이 아닌 ‘프런트 로딩(Front-Loading)’ 방식을 사실상 주장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최근의 문재인 발언이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는 세계 핵확산방지와 군축(강조, 필자)의 굳건한 토대가 되고, 국제적·군사적 분쟁을 해결하는 모범사례로 자리잡을 것(문재인 대통령 스웨덴 의회 특별 연설, 20190614)”, “플루토늄 재처리 및 우라늄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 전부가 검증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강조, 필자)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다(<세계 6대 통신사> 합동 서면인터뷰 중에서, 20190626)”가 그것인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위 강조표시와 함께, 기간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미국에 대한 태도로 봤을 때는 미국과 사전교감 없이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발언들이기 때문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친미사대외교에 굴종되어 있던 문재인 정부가 이런 너무나도 민감한 용어와 개념을 분명하게 사용하고 해설해내고 있다는 것은 미국과의 사전교감 없이는 절대 불가능해서 그렇다.

그래서 아쉽게도 남는 문제는 문 대통령 자신과 문재인 정부문제이다. 이는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향후 고민을 정말 더 많이 해야 된다는 의미이고, 관점을 제대로 잡아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이유가 그리 복잡하지도 않다. 왜 DMZ에 초대는 되었으나, 남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했는지를 외교적으로가 아닌 정치본질로 이해한다면 분명 문 대통령은 ‘반’만 초대되었고, 좀 더 정치적 해석을 해내자면 ‘장소제공자’에 머물렀다. DMZ라는 이 지구상 마지막 열전의 빅(big)장소 당사자이면서도 주인공이지 못하였다? 온전한 초대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생각을 정말 많이 해야 되는 이유가 그렇게 발생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잘한’ 중재자 역할이나, ‘아름다운’조연역할을 했기에 자화자찬하고 있을 분위기가 아니라, 그런 역할이 있었음에도 북이 왜 ‘계속되는’ 비난을 하는지에 대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반드시 ‘옳게’ 복기해야만 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것이 보일 것이다. 첫째는, 두 정상이 합의한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의미를 진정으로 되새기는 것이다. 둘째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핵화와 연계시키지 않는 것이다. 셋째는, 한미동맹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민족공조의 관점에서 미국설득에 동참하는 것이다(즉, 한반도 비핵화의 당자가 되어 미국을 북과 함께 설득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온 국민이 바라고 제4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여부는 이렇게 조성된 북미관계의 정치 환경이나 ‘소망적 기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위 극복과제를 어떻게든 문재인 정부가 풀어내어야만 가능함을 명심해야만 한다.

‘온전히’초대받지 못한 이유를 그렇게 해석해내고, 미국을 설득할 치밀한 준비와, 민족공조의 관점에서 풀어야 의제들을 잘 정리해 북과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촛불정부는 능히 그럴 힘이 있고, 시민사회와 연대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 든든한 백 그라운드(background)는 미국이 아니라 촛불임을 항심하고, 제4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루빨리 성사시켜 내길 바란다.

 

통일뉴스, 2019년 7월 1일에 게재된 글입니다 (필자와 협의하여 수정 후 본지에 실린 것임).

김광수

정치학 박사(북한정치 전공) · 『수령국가』 저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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